지상파 라디오들, 文정부에 주파수

신동흔 기자 구본우 기자
입력 2019.02.11 03:00

- 서울대, 朴정부·文정부 500일 분석
주요 진행자 모두 정부 우호적… 출연자도 여당이 한국당 약2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된 직후인 지난달 3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법원 판결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과 관련해) 법원이 복수한다는 이야기를 지난주에도 들었다"고 하자, 진행자 김어준은 "(사법 농단에) 연루된 판사 일부가 양승태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과 언론이 (현 정권에) 부역하고 있다(고 본다)?"고 되물었다.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은 아예 "엉터리 판결"이라고 단정했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출연자는 없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상파 라디오를 통틀어 청취율 1위를 다투는 프로그램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상파 TV·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친정부 편향성이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10일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 시민들이 접하는 라디오 시사 프로 진행자들의 편향성이 특히 심각했다. 라디오 시사 프로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친(親)민주당 성향을 보였고, 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부 옹호' 혹은 '정부 대변' 역할을 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정도를 -2(분명하게 우호적), -1(대체로 우호적), 0(중립), 1(대체로 비판적), 2(분명하게 비판적) 5단계로 나눠 편향성 지수를 매긴 이번 연구에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편향성 지수가 -1.4로 정부에 가장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SBS '김용민의 정치쇼'(-0.57)와 MBC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0.56) 진행자의 정부 우호 성향도 높았다. 라디오 시사 프로에 나온 173명 정치인의 소속 정당도 더불어민주당 91명, 자유한국당 51명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박근혜·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 500일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라디오 시사 프로의 편향성에 대한 광범위한 비교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라디오 시사 프로는 대체로 모든 시기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으며, 현 정부 들어 권력 옹호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MBC 라디오 시사 프로 PD를 지낸 김도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매일 같은 시간대 방송되고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라디오는 가랑비에 옷 젖듯 청취자들의 사고와 여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12개 시사 프로그램을 분석한 TV의 경우도 문재인 정부 시기에 정부·여당 입장에 치우친 성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원인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라디오와 TV를 막론하고 지상파 시사 프로의 공정성이 정치권력 향배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고, 박근혜 정부 때 눌려 있던 친민주당 성향이 문재인 정부에서 의미심장하게 드러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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