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49] 별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
입력 2019.02.11 03:09



밤하늘에 웬 짐승 한 마리 떠 있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쌔근쌔근 숨소리 들리는 어리디어린 짐승입니다

애비라고, 어둠에 묻힌 늙은 짐승 한 마리도
그 옆에서 별을 핥고 있습니다

―이홍섭(1965~ )

겨울 밤하늘은 유난히 광활해 보입니다. 찬 바람 속 추위 속에 서서 눈이 얼도록 하늘을 올려다볼 때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들러 고향의 냄새, 고향의 산세를 만난 날의 밤도 그러합니다. 늙은 부모님을 두고 떠나온 날 밤 또한 그러합니다.

아이가 태어나 부모가 되어 처음 집으로 데려온 날의 저녁, 별이니 풀이니 돌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제 나름의 부모의 연을 가진 사물들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갓 세상에 온 아이 곁에서 무언가 환하고 또 무겁고 절절한 심정으로 밤하늘을 우러릅니다. 인간의 계급장은 아무것도 없이 순수한 섭리의 자장 안에서 우리는 우주의 '짐승'이거나 '별'입니다. 별자리들의 사연이 다 우리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연유입니다.

별이 씻기듯 순간순간 반짝이는 것은 그 곁에서 그 '어미아비' 되는 무엇이 '핥고' 있기 때문임을 '애비'가 되어 처음 압니다.



조선일보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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