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 또 거부…"브렉시트 연기 불가피"

이경민 기자
입력 2019.02.08 11:53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과 관련해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다만, EU는 브렉시트 이후 합의안인 ‘미래관계 정치선언’ 내용을 재협상할 수 있다고 해 대화의 문을 열어놨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기존 시간표대로 브렉시트를 이행하기 위해 협상의 속도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EU 내부에서는 브렉시트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9년 2월 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 크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났다. /가디언
7일 메이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합의안의 핵심 쟁점인 ‘안전장치’ 관련 조항을 수정하자는 요구였다. 융커 집행위원장의 대답은 "안된다(No)"였다. 다만 그는 브렉시트 이후 무역, 안보 관계에 대한 합의안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고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EU는 그동안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을 여러차례 거부해왔다. 지난달 29일 영국 하원에서 EU와 ‘안전장치’ 조항을 재협상한다는 내용의 브렉시트 수정안이 통과한 직후에도 재협상을 거부했다.

‘안전장치’ 조항은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와 관련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안전장치가 가동될 경우 영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동맹 협정을 종료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영국 내부에서 반발이 크다.

영국 언론들은 재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에도 대화의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메이 총리와 융커 집행위원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 의회와 EU 양측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계속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BBC는 이번 회동을 두고 "큰 성과는 없었지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대화가 끝났다’는 것과 차이가 있다"며 "최소한 안전장치 수정을 논의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했다.

메이 총리는 제 시간 안에 브렉시트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행일인 3월 말까지 불과 5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EU 관계자들이 3월 말쯤에나 재협상안이 영국 하원에 상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예정일 연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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