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 잔뜩 모았는데… 쌍둥이, 힘낼까

양지혜 기자
입력 2019.02.07 03:00

[2019 프로야구 핫이슈] [8] 방출 선수 7명 데려온 LG

LG트윈스의 이번 스토브리그는 '정리와 수집'으로 요약된다. 윤지웅(31·현NC)·전인환(29)·배민관(28) 등 선수 열두 명을 내보냈고, 장원삼(36)·심수창(38)·이성우(38) 등 다른 팀에서 방출된 일곱 명을 데려왔다. 올해 마흔 살이 된 FA(자유계약선수) 박용택과는 재계약했다. LG가 일반 회사로 치면 '명퇴' 기로에 있던 베테랑들을 이처럼 많이 모은 이유는 뭘까.

◇영입 선수 나이·부상이 변수

LG는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다. 매년 "우승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던 약속은 번번이 지키지 못했다. 작년엔 한때 2위까지 올라갔다가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잠실 라이벌 두산엔 1승15패로 밀렸다.

작년 10월 부임한 차명석(50) 단장은 지난가을 투수 8명, 야수 4명을 '정리해고'했다. 팬들은 "LG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놀라워했다. 그런데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 7명을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이들이 팀 전력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차 단장은 "베테랑의 노하우를 활용해 리빌딩 효과를 낼 것"이라고 하지만, 선수 육성에 공을 들이는 다른 구단과는 발걸음의 방향이 사뭇 다르다. 무릎이 좋지 않은 투수 장원삼은 재활을 위해 호주 스프링캠프에도 빠졌다. 심수창은 작년 한화에서 3경기에 등판한 것을 제외하면 시즌 내내 2군에 있었고,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두산 출신 김정후는 통산 1군 등록일수가 58일뿐이다. 이성우는 백업 전문 포수였고, 외야수 전민수는 고질적인 어깨 부상이 있다. 양종민과 강구성도 1군 무대가 낯설다.

◇베테랑들 '절실함' 보여줄까

박용택은 2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연봉 8억·옵션 1억)을 받는 조건에 지난달 팀과 재계약했다. 이병규가 2013년(당시 39세) 타격왕이 되고 LG와 3년 재계약을 할 때와 대우가 비슷하다. LG는 17년간 한솥밥을 먹은 박용택에게 프랜차이즈 스타의 예우를 해줬다고 밝혔다. 박용택이 신인이었던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던 LG는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박용택은 작년 3번 지명타자로 134경기에 나서 타율 0.303(76타점 15홈런)을 기록했다. 병살타(21개·공동 1위)가 많았고, 득점권 타율(0.285)이 기대에는 못 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 (0.828)도 이대호(롯데·0.987)나 최주환(두산·0.979) 등 다른 팀의 간판 지명타자들과 비교하면 떨어진다.

작년 LG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9위(5.62)였다. 시즌 초반 임정우에 이어 7월 말 김지용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백이 생겼고, 정찬헌과 진해수도 불안감을 드러냈다. LG는 방출 선수 3인을 영입하고, KIA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야수 문선재를 보내고 좌완 정용운을 데려온 것으로 구원 투수진 보강을 마무리했다.

차 단장은 "올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무대 뒤로 사라질 뻔했던 다른 팀 출신 베테랑들이 세월의 멋스러움을 풍기는 고가구 같은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선일보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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