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 된 올림픽스타디움… 정선 스키장은 '먼지풀풀 흙산'

송원형 기자 정선=윤동빈 기자
입력 2019.02.07 03:00

[평창, 그 후 1년] [上] 경기장 사후 활용 문제

3수(修) 끝에 유치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로 1주년을 맞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이 개최한 평창올림픽(2018년 2월 9~25일)은 일본 나가노(1998년)에 이어 아시아에선 두 번째 동계올림픽이었으며, 흥행·수익·성적 등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 후엔 같은 장소에서 평창 패럴림픽(2018년 3월 9~18일)이 열렸다.

◇역대 최다 국가·선수 참여한 축제

평창올림픽엔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세계신기록 3개와 올림픽신기록 25개가 쏟아졌다. 조직위는 개·폐회식에 2008 베이징올림픽의 9분의 1 정도인 668억원을 쓰는 등 알뜰한 운영으로 61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효과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경제 효과는 전국 기준 생산 30조8900억원, 부가가치 10조7927억원, 고용 23만1800명에 달한다.

성화대만 덩그러니… - 1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올림픽스타디움 모습은 이제 찾기 어렵다. 3만5000석이었던 관중석은 모두 철거됐고, 성화대만 덩그러니 남았다. /오종찬 기자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7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쇼트트랙 등 빙상에서만 집중됐던 메달이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 등에서도 나왔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한국과 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국제 종합대회 사상 첫 단일팀을 이뤘다.

◇정선 스키장 처리 두고 '오락가락'

평창올림픽은 호평 속에 막을 내렸지만, 당시 만들었던 일부 경기장의 사후 활용 문제는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0여억원을 들여 지은 가리왕산의 정선 스키장은 복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지자체, 주민들이 갈등 중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이곳 슬로프는 모래와 자갈로 뒤덮여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었다.

작년 2월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의 화려한 모습.
올림픽을 앞두고 가리왕산이 국제스키연맹(FIS)의 알파인 경기장 조건을 충족하자 환경단체들은 원시림이 파괴된다며 반발했고, 정부는 원상 복구를 전제로 경기장 사용을 승인했다. 그런데 올림픽 이후 강원도는 '유산 존치'를 이유로 복원에 반대했고, 주민들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곤돌라와 생태도로만이라도 유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덕수 강원도의원은 "복원에 2000억원이 들어가고, 폐기물만 7만t이 나온다"고 했다. 산림청은 지난 1월 초 강원도에 '전면 원상 복구' 이행 명령을 내린 데 이어, 복원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했다. 그러자 정선 지역 161개 단체는 철거반대범군민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강원도가 사회적 합의 기구 구성을 제안해 지난달 31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1차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서로 간 입장 차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평창 유산' 관리할 올림픽재단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엔 리모델링을 거쳐 올림픽기념관으로 쓰일 3층짜리 건물 한 동과 성화대만 남아 있다. 관중석(3만5000명) 등은 철거됐다. 윤성빈이 한국 첫 스켈레톤 금메달을 일궜던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사후 활용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슬라이딩센터의 얼음 트랙을 유지하지 못해 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등 썰매 대표팀은 올림픽 이후 훈련 한번 못 했다. 하키센터에선 가끔 국내 대회가 열리지만,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문이 닫힌 채 방치되고 있다.

정부는 올림픽 기념재단을 만들어 시설 관리 및 재정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조직위원회가 대회를 치르고 남긴 돈 619억원에 강원도의 추가 출연금을 합해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경기장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6월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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