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다다미 깔린 '스타벅스' 전통가옥 개조한 '블루보틀'… 간사이엔 '익선동 감성' 물씬

교토·오사카=안영 기자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
입력 2019.02.01 13:29

일본 간사이 핫플레이스를 가다

일본 교토의 ‘블루보틀’ 전경. 100년 된 전통가옥을 개조해 만든 매장 앞에 파란색 병 모양 로고가 새겨진 입간판이 보인다. / 교토=안영 기자
고베규, 다코야키, 우지 녹차를 맛볼 수 있는 미식(美食)의 본고장. 천년 고찰 호류지와 벚꽃 핀 히메지, 까마귀 성 오카야마가 반기는 유적의 보고(寶庫).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일본 관광지 1위' 간사이(關西) 지역. 여행자들 사이에선 '간사이, 이젠 식상하지 않나?'란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어딜 가느냐'보다 '무얼 즐기느냐'가 중요해진 시대. 간사이의 핫 플레이스는 여전히 미답(未踏)의 영역이다.

기요미즈데라(淸水寺) 옆 스타벅스, 난젠지(南禪寺) 옆 블루보틀

교토 기요미즈데라 앞 좁은 골목, 에도 시대 상인들이 들락거렸을 법한 낡은 상점 문 앞에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푸른색 포렴(布簾·문 앞에 늘어뜨린 베 조각)이 걸쳐 있다. 스타벅스 니넨자카점. 료칸에 드나들 듯 포렴을 걷고 들어서면 다다미로 꾸민 작은 다실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기모노 차림으로 사진 찍기 좋은 '이색 스타벅스'로 알려졌다.

소문 나면서 근처 난젠지 쪽에 도전장을 내민 건 또 다른 커피 체인 '블루보틀(Blue Bottle)'.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처음 문을 연 미국 유명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다. 올 상반기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이 생기는 것 자체가 이슈일 정도로 인기 끄는 곳이다. 이 커피숍을 가기 위해 일부러 일본을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 난젠지 초입에 있는 매장은 100년 된 일본 전통 가옥 '마치야'를 개조해 붉은 흙벽·대나무 울타리 등 고택 본연의 매력을 살렸다. 산기슭 폭포 옆 기요미즈데라엔 고즈넉한 '스타벅스'가, 로마식 아치형 수로각을 뽐내는 난젠지엔 미니멀한 '블루보틀'이 자리 잡아 교토의 풍미를 더한다.

천년 고도(古都) 교토, '옛날 감성'을 드러내는 곳은 카페뿐이 아니다. 서부 교외로 나가면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별장이었던 아라시야마(嵐山)가 관광객들을 맞는다. 1인당 7000엔을 내고 인력거에 올라타면 약 30분쯤 유네스코 세계유산 '덴류지 정원'을 돌아 대나무숲 '치쿠린'을 한가롭게 주유(周遊)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아라시야마 초입, 154m 길이 도게쓰교(渡月橋)에선 이름 그대로 '보름달이 다리를 거닐 듯' 나룻배를 타고 30분쯤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인력거꾼, 뱃사공은 사진 찍기 좋은 곳마다 멈춰 서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권한다.

오사카의 익선동 감성

일본 청춘 영화의 단골 장면 하나. 빙글빙글 돌아가는 공중 관람차 안에서 남녀 주인공이 수줍은 듯 키스를 나눈다. 오사카 우메다 지역 랜드마크인 '햅파이브'에선 직경 75m의 거대한 붉은 관람차가 공중을 천천히 돌며 승객을 기다린다. "관람차 안에서 키스도 못 하는 남자는 기회를 줘도 못 잡는 바보라 헤어져 마땅하다"는 속설에 이곳을 찾은 연인들이 하나둘씩 손을 잡고 관람차에 올라탄다. 오사카 시내는 물론, 오사카 항구부터 아카시 해협까지 내려다보이는 공중 밀실(密室)에서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해보자.

'오사카 로맨스'는 이제부터가 시작. 연인들이 즐겨 찾는 내밀한 데이트 코스는 시내 안쪽에 숨겨져 있다. 1920년대 쇼와 초기 목조 가옥 '나가야'가 즐비한 거리 '가라호리'. 최근 카페, 갤러리, 잡화점 거리로 탈바꿈하면서 관광객들의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단골집을 개척하는 탐험가의 심정으로 두 집 건너 한 곳 띄엄띄엄 있는 명소들의 문을 두드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간판도 없고 네온사인도 없는 한적한 골목, 요즘 뜨는 서울의 익선동 부럽지 않은 옛날 감성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

여행 정보

인천에서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까지 25개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다.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오사카 지역 전철·버스를 무제한 승차하고, 관광지 35곳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4월 30일까지 판매 중이다.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일본정부관광국과 오사카관광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B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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