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 신고' 없이 비핵화 절차 시작하나

입력 2019.02.02 03:00

비건 "어느 시점되면 받을 것"
對北 협상전략 완화 가능성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그간 북한에 강하게 요구해왔던 핵 신고 요구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비핵화가 최종 완료되기 전 미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모를 알아야 하겠지만, 미국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북한의 포괄적인 핵 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 신고 없이 비핵화를 진행하다가 일정 시점이 지난 후 목록을 제출해도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비핵화의 첫 단계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핵시설 목록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미·북 간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핵물질과 무기, 운반 수단 목록을 제출하라는 것은 공격 목표 리스트를 제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해왔다. 신고-검증-폐기로 이어지는 미국의 비핵화 방안이 진전이 불가능했던 배경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핵 신고를 생략하고 지나갈 순 없지만 미·북 협상의 걸림돌이 된 핵무기 목록 제출을 나중으로 미뤄 교착상태를 풀어보겠다는 것이 비건 대표의 의도일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이것은 영변을 넘어서는 것으로 북한 전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이에 대한 대가로 원했던 '상응 조치'를 북한과의 실무협상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이 종전선언을 준비하고 있음도 시사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도, 북한 정권 전복을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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