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대북 인도적 지원 제재 완화한다”

이다비 기자
입력 2019.01.12 17:05 수정 2019.01.12 17:31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對北)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제재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구호단체에 전달했다고 11일(현지 시각)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보도했다. 미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에 나선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수개월간 미국은 북한을 전방위 압박하며 숨통을 바짝 조여왔다.

이날 FP는 외교관과 구호단체 활동가의 말을 인용,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런 결정을 지난 9일 국제구호 단체들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미 국무부는 미국인 구호단체 관계자의 방북(訪北) 금지를 해제하고 북한으로 보내는 인도주의 물자를 봉쇄하던 조치도 완화하기로 했다.

2018년 10월 7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함께 걸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번 결정은 유엔과 여러 민간 구호단체가 북한의 인도적 원조를 금지한 미국 정책 탓에 구호 활동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인도적 지원 금지 조치 때문에 미국이 유엔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FP는 전했다. 지난달 10일 자 유엔 제재위원회 기밀문서에 따르면 오마르 압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부국장은 "구호물자가 빨리 수송되지 않으면 북한 유니세프 구호 프로그램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북한을 상대로 한 인도적 지원까지 봉쇄하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과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고 느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여름쯤 북한에 허용된 북한 지원 규모를 제한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10월도 미국 구호단체 활동가들이 신청한 방북 특별승인 여권 발급을 거절했다. 북한 정권이 인도적 원조를 무기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FP는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몇 달 만에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완화하는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김정은 정권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향후 비핵화 협상을 잘 이어가기 위한 것인지, ‘북한 주민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외교적 부담에 따른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번 조치가 바람직하지만 비핵화 협상에 직접 도움이 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현 전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는 FP에 "북한에 인도지원을 재개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다시 논의를 진전할 수 있겠다’라고 말하기에 충분한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북핵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허가해 대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정상회담 개최가 탄력받을 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11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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