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폭행' 박종철 "죄송하다" 군민들 "사퇴하라" 시위

박원수 기자
입력 2019.01.11 15:46 수정 2019.01.11 16:38
관광버스에서 여행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11일 오후 예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박씨 뒤로 ‘군 의원 전원 사퇴’를 주장하는 피켓 시위대가 보인다. /연합뉴스
 
군의원 자격으로 떠난 캐나다 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11일 오후 예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캐나다 7박8일 연수형 여행
관광버스서 가이드 구타
다른 의원은 "여자 불러 달라"

해외 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한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11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날 오후 예천경찰서에 출석한 박 의원은 ‘폭행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폭행사실을 인정한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며 가이드, 군민, 군민들에게 죄송하다" " 정말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경찰은 박 의원이 가이드 A씨를 폭행했는지, 군의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모아서 건넨 돈이 의회 공금으로 충당됐는지 등을 추궁했다. 미국 현지에 있는 가이드 A씨는 이메일 진술서에서 버스 안에서 박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사실이 있으며,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10일 동안 예천군의회 동료 의원 8명, 의회 사무국 직원 5명과 함께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경찰은 그동안 박 의원과 함께 연수를 다녀온 군의원, 의회 사무처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버스 내 폭행 장면이 담긴 방범카메라 영상, 피해자의 병원 치료 내역 등을 확보해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A씨의 언론 인터뷰와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박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당사자 간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는 상해 혐의를 적용해 박 의원을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캐나다 현지에서는 피해자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돌려보내 사건이 사실상 종결됐지만 속인주의를 적용해 국내에서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해외 연수 중이던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미국 시민권자인 현지 가이드 A씨의 이마를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 A씨는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연수 일정 중인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 버스 안에서 가이드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사건 직후 예천군의회 의원들은 합의금 명목으로 미화와 한화를 포함해 5000달러 정도를 건넸다. 이 사태가 뒤늦게 알려지자 박 의원은 "언쟁하는 과정에서 손사래를 치다가 얼굴이 긁혀서 경미한 상처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가 공개한 방범카메라 영상에서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나와 거짓 해명임이 드러났다. 또한 또 다른 한 의원이 "접대부를 불러 달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성난 여론 "예천군의회 전원 사퇴하라"
이번 사태로 예천군 의원들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오전 예천군의회 앞에서는 ‘예천군의회 전원사퇴 추진위원회’ 소속 주민 80여 명이 군의원 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9일에도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이 군의회를 방문해 군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해외 연수를 함께 갔던 예천군의회 직원들은 1인당 연수 비용 442만원씩을 모두 반납했고, 일부 군의원들도 반납에 동참키로 했다. 또 예천군의회는 물의를 빚은 박 의원을 제명키로 했으나 "군 의회 전원 사퇴하라"는 여론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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