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오세훈vs황교안vs홍준표? 한국당 2·27 全大감상법

최승현 조선일보 기자
입력 2019.01.13 06:01 수정 2019.01.13 08:38

자유한국당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날짜를 오는 2월 27일로 확정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유지됐던 당이 비로소 당원들이 직접 뽑은 지도부로 새로운 출범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아직도 여전한 계파 갈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란, 선거 3연패의 후유증 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들어선 이후 지지율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고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확산되면서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2일 대구 수성구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왼쪽부터)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우택 의원, 심재철 의원, 주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2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는 인사들이 당원들을 향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2020년 총선 공천권 갖는 당대표
자유한국당은 새해를 맞아 전당대회 일정부터 공개했다. 오는 2월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2월 말 전당대회’를 오래전부터 공언한 뒤 이에 맞춰 비대위 스케줄을 진행해왔다.

한국당은 1월 14일 비대위에서 전당대회 날짜 및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지난번과 달리 당일 현장투표가 있기 때문에 1만석 이상의 좌석이 필요하다.

차기 당대표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갖는다는 점 때문에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공천권을 갖는다는 얘기는 총선 과정에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국회에 채워넣어 정치적 ‘친위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천 국면을 무리 없이 이끌면서 선거에도 승리하게 되면 대선주자로서 입지도 한층 강화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2년 후 대선에 나서는 게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새 지도체제를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유지할 것인지, 집단지도체제로 바꿀 것인지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단일지도체제는 당대표의 권한이 절대적이지만 집단지도체제로 갈 경우 권한을 최고위원들과 나눠야 한다.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들은 어떤 지도체제가 자신한테 유리할 것인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당이 위기에서 제대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일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상당하지만, 당내 계파 간 견제와 대립 구도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단지도체제로 논의가 흘러갈 수도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 개최 날짜, 장소는 비대위원회 결정과 의결로 정해진다. 하지만 당 지도체제는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당헌당규상 당 의결기구는 최고위원회, 상임전국위, 전국위원회, 전당대회 순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의원총회 소집 없이 의원들에게 의견 수렴을 하고 비대위원장, 원내대표와 함께 의논해서 지도체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1월 14일에는 전당대회 장소와 시간 등 세부 룰을 의결한다. 한국당은 불공정 시비를 막기 위해 전당대회 출마자 대리인들을 모아 이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전당대회 운동기간은 14일간으로 하기로 했는데 이 기간 동안 3차례 정도 지역에서 합동토론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출마 결심, 황교안·홍준표 변수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힌 인물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지난해 11월 한국당으로 복당한 오 전 시장은 최근 5선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현역의원으로 있는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면서 당의 ‘험지출마론’에 호응했다.

오 전 시장은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 하지는 않았다.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오 전 시장의 출마를 상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한국당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전당 대회를 기점으로 분열된 보수 진영이 모두 함께 가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어떤 정당이든 사람이든, 건전한 보수우파의 가치를 가진 사람은 모두 문재인 정부에 맞서 ‘투쟁 대열’에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비박계 한 중진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 오 전 시장에 대한 당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친박 진영의 반감을 극복하는 게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고 했다.

역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대선주자로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관심도 크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백지화 발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장기간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했던 분인데 이제야 경호와 의전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것인가”라며 “이전에 몰랐다면 그 자체가 심각한 것이고 알고도 공약을 했다면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라면 이에 대한 대국민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 전 총리는 아직 한국당에 입당하지 않은 상태다. 외곽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 나설 생각이었다면 좀 더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행보를 보면 전당대회를 건너뛴 채 대선 국면에 바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당내 의원들과 여러 경로를 통해 소통해왔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뜸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가장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한 명이 되겠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한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 비례대표 의원은 “아직 일주일 정도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황 전 총리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며 깜짝 선언을 할 경우 큰 돌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던 홍 전 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TV’가 큰 화제를 모으며 각종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과감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프리덤 코리아’라는 이름의 단체를 출범시켜 자신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당내 인사들은 “전당대회에는 관심 없다”고 했던 홍 전 대표가 출마 가능성을 다시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 놓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홍 전 대표의 출마 여부는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전당대회와 상관없이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외곽에서 자신의 힘을 키우는 노선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지만 홍 전 대표가 워낙 예측불허인 만큼 출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해 6월 경남 지사 선거에서 친문 핵심 김경수 당시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전 지사는 최근 당내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중진의원들 중에서는 5선의 심재철 의원, 4선의 정우택·신상진·정 진석·주호영·조경태 의원, 3선의 김성태·안상수 의원, 재선의 김진태 의원 등이 전당대회 출마예상자로 거론된다. 이들 중 일부는 “대선주자에게 당을 맡기면 총선 과정에서 당이 사당화될 수 있으며 분열상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경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 단일화를 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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