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성추행' 전직 검사, 실형받고도 풀려나... "검사라서 봐줬나"

박현익 기자
입력 2019.01.11 12:53
/조선DB
현직 검사 시절 후배 여검사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실형이 선고됐는데도 피고인을 풀어준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문성)는 11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 진모(42)씨에게 징역 10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또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했다.

진씨는 검사로 재직 중이던 2015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후배 검사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진씨는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고, 검찰은 따로 진씨에 대한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

재판부는 "같은 청에 근무하는 후배 여자 검사들을 추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특히 검사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지위이므로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겪으며 진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남편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다만 "실형을 선고하지만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는 없다고 판단된다"며 진씨를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형사전문 로펌인 YK법률사무소 김범한 변호사는 "재산 범죄는 피해 회복하라고 구속을 안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성범죄 사건에서 실형이 나와도 법정구속을 안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라며 "작년에 논란이 됐던 ‘곰탕집 사건’도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법정구속하지 않았느냐. 간혹 증거인멸, 도주우려 없다며 구속을 안 하기는 하는데 사실 정확한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전직 검사라서 봐 준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는 것이 수사 잘 받고, 재판에 출석 잘했다는 말인데 대부분 피고인들이 수사부터 재판에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진씨 사건의 경우 혐의 일부가 무죄로 판단됐는데 이 점을 감안한 것 같다"며 "또 최근 사법부가 수사를 받으면서 법원이 과거보다 불구속 판단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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