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文대통령 발언에 공포…공정한 수사하겠나”

김명진 기자
입력 2019.01.11 10:49 수정 2019.01.11 11:09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44) 검찰 수사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관련해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김태우 수사관. /뉴시스
김 수사관은 11일 새벽 약 14시간 동안 서울동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서울동부지검에선 한국당이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있다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을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김 수사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세번째 조사를 받았다.

김 수사관은 "대통령께서 제 사건 관련해서 멘트를 하셨다. 수사 중인 사안인데…"라며 "두렵고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 상당히 힘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이런 상황에서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던진 것이라는 취지다.

전날(10일) 오전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하는데, 김 수사관이 한 감찰 행위가 직권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냐 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부분은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수사관은 이날 자신의 직속 상관이었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박 비서관은 자신이 올린 현직 검찰 간부의 금품수수 첩보를 교 동문인 당사자에게 직접 전화해 알려줘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 특감반장에 대해 그는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내용과 같지만 직접 고발하고 싶어서 공표한대로 고발장을 들고왔다"고 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강효상·김도읍·전희경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조국 민정수석과 박 비서관, 이 특감반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임 비서실장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비위 혐의를 보고받고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 고발내용이다. 또 조 수석 등은 특감반원들에게 민간인 불법 사찰하도록 지시하거나 친정부 인사들의 경우 비위 의혹을 무마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튿날인 21일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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