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40여개 혐의...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 시작

오경묵 기자
입력 2019.01.11 10:26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피의자 신문을 시작했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동원 민사소송 ‘재판거래’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법관사찰 등 검찰 수사로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대부분에 연루돼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주도한 것으로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범죄혐의만 40여개에 달한다. 이날 조사는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 재판거래 의혹 등에 대해 먼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른 의혹들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예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조사 진척 상황에 따라 개별 혐의를 조사한 부부장급 검사들을 교대로 투입해 신문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조사는 단성한(45·32기)·박주성(41·32기) 부부장검사가 맡아 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는 최정숙(52·23기) 변호사 등 2명이 입회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출석 직전인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으로서,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어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다만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 부디 법관들을 믿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고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그 말을 믿는다"면서도 "나중에라도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지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으로 풀이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부당한 인사개입, 재판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는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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