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입사, 어떻게 하냐고요? 나만의 전문성 갖는 것에서 시작되죠"

조유미 기자
입력 2019.01.11 03:02

권홍석 유네스코 본부 인사국장, 유엔 등 거쳐 한국인 최고위직에
"문건·회의 막힘없이 소통하려면 언어 능력 갖추는 게 가장 중요"

/고운호 기자

국제기구에서 일하길 꿈꾸는 학생이라면 이 남자의 조언을 참고하면 좋겠다. 최근 만난 권홍석(53·사진) 유네스코 인사국장은 업무차 여러 나라 출장을 갈 때마다 '국제기구 입사 팁'을 전한다. "지난주에도 중국 상하이에서 강연했어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떤 학과를 전공해야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건데, 그런 건 없어요."

권 국장은 작년 7월부터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한국인 최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4년간 유엔 사무국 인사기획과장, 시험과장, 채용국 국장을 두루 거친 인사 전문가. 최근 방한한 그는 "국제기구는 하나의 작은 국가"라며 "행정·경제·법률·IT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뽑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아프리카 케냐로 직장을 옮긴 부모님을 따라 케냐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며 처음 국제기구에 관심을 가졌다. 동아프리카 거점(據點)인 케냐 나이로비엔 유네스코 지역 사무소를 비롯한 유엔 기구의 지역 사무소가 몰려 있었다. "이디오피아 분쟁 등을 접하며 친구들과 분쟁 해소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죠."

한국타이어 미국법인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도 늘 국제기구 입사의 꿈을 꿨다. 1994년 유엔 직원 선발 시험에 합격했다. "유엔은 승진이나 발령이 나지 않아요. 따로 지원해 경쟁해야 하죠."

그는 "국제기구 입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언어 능력"이라며 "문건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일이 많아 특히 쓰기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 지식과 응용력도 강조했다. "'유엔평화 유지 기지에 필요한 군 비행기를 사야 하는가, 임대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나왔다면, 주어진 자료를 이용해 최대한 효율적인 방안을 주관식으로 서술해야 합니다."

국제기구 입사 기회가 매년 오는 건 아니다. 권 국장은 "각 국의 분담금과 인구수에 따라 국가별 직원 수가 정해져 있어 공석이 생겨야 채용을 한다"며 "자신의 분야에 재능을 쌓으며 기다리라"고 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분쟁과 기아를 접해요. 하루 한 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분명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조선일보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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