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투표에 보이콧까지… 팬덤 경쟁으로 얼룩진 대중음악 시상식

김수경 기자
입력 2019.01.11 03:02

골든디스크 부정투표 논란 이어 BTS 팬, 서울가요대상 투표 거부
인기상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 아미(ARMY)들이 오는 15일 열리는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서가대)' 인기상 투표를 거부하고 나섰다. 아미들의 트위터마다 '#서가대투표보이콧' '#서가대 양심은 어디에' '#서가대 보이콧' 등의 키워드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투표 마감 하루 전인 10일 오후 5시쯤 서가대 홈페이지 인기상 투표 현황에 방탄소년단의 득표율은 1.2%에 불과했다.

지난 5~6일 열린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인기상과 음반대상을 받은 방탄소년단. 이날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다른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 부정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보이콧 이유 중 하나는 지난 5일 열린 '제33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발생한 부정 투표였다. 사건은 인기상 투표가 끝나는 지난달 31일 투표 마감 4시간 전에 일어났다. 전날 2위였던 방탄소년단이 엑소를 제치고 1위로 올라간 상태였다. 팬들은 1분에 한 번씩 투표수를 확인하며 트위터로 투표를 독려했는데 이 와중에 '엑소(EXO)'의 팬 계정 중 17만 팔로어를 거느린 한 트위터리안이 골든디스크 홈페이지 해킹법을 공유한 것이다. 이 트위터리안은 아이디를 무한대로 생성할 수 있다며 해킹을 유도하고 부정 투표를 독려했다. BTS 팬들은 이로 인해 10만 표 이상 뒤지던 엑소가 단 몇 시간 만에 방탄소년단의 득표수를 따라잡을 정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골든디스크 인기상은 방탄소년단이 차지했다.

온라인 투표 집계를 맡은 LG유플러스 측은 'A 아이돌 그룹에 168표, B 아이돌 그룹에 18만4332표의 부정 투표가 발생했다'며 '투표 종료 후 전수 조사를 통해 부정 투표를 집계에서 제외했고, 수상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골든디스크를 주최한 JTBC플러스와 골든디스크 사무국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아미들은 '코인'이 있어야만 투표권을 얻을 수 있는 서울가요대상 투표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현금 결제를 하거나 광고를 봐야 하는데, 미성년자가 대부분인 팬들은 현금 결제보다 광고 시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인을 지급하는 광고에는 조건 만남을 유도하거나 카지노를 홍보하는 등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논란이 가열되자 인기상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이돌과 그 팬들을 장사 수단으로만 취급한다는 것. 오는 23일 열리는 '제8회 가온차트 뮤직어워드' 측은 투표로만 정해지는 인기상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팬덤은 비이성적 집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객관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며 "시상식 결과가 팬덤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평가 방식을 공정하게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21면
미래탐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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