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 '국경 장벽' 연설…팩트 틀리고 통계 과장"

전효진 기자
입력 2019.01.09 21:10 수정 2019.01.09 21:28
미국 언론이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 관련 대국민 연설에 대해 "잘못된 팩트가 있고 통계를 과장했다"며 비판했다. 이 연설은 저녁 황금시간대에 주요 지상파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황금시간대에 맞춰 백악관 집무실에서 '멕시코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와 국가안보 위기'를 주제로 대국민 TV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동부 시각 오후 9시(한국시각 9일 오전 11시)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9분간 연설했다. 그가 2017년 1월 취임 후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으로 인해 남부 멕시코 국경에서 인도주의적 위기와 안보 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국경 장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7억 달러(약 6조3900억원) 규모의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의회에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에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 책임을 돌렸다. 그는 "연방정부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셧다운을 선택했다"며 "(야당인)민주당이 국경 안보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연설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NYT)는 곧바로 "거짓된 정보"라며 팩트체크 기사를 보도했다. NYT는 "민주당은 국경 안보를 위해 13억달러(약 1조46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국경 장벽 설치를 지지하지 않을 뿐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의 통계를 과장시켜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관과 국경수비대는 매일 미국으로 건너오려고 하는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들과 마주친다"고 연설했다. 이에 대해 NYT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며 "지난해 11월 국경수비대가 체포한 불법 이민자들은 5만1856명으로, 하루에 170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CNN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하루 평균 1087명의 불법이민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국경 장벽 설치를 주장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자 미국 내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다./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벽 건설 비용은 우리(미국)가 멕시코와 맺은 새로운 무역협정에 의해 간접적으로 지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불법 마약으로 인한 비용은 한해 5000억달러(약 560조5000억원)가 넘고, 의회에 (국경 장벽 건설 예산으로) 요청한 57억 달러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 언론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NYT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은 아직 의회 비준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만약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장벽 건설 비용에 쓰이는 것이 아니며 기업은 관세가 낮아지거나, 근로자들은 임금이 인상되는 형태로 경제적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CNN은 "소득세와 법인세는 의회에 의해 일반적으로 책정되는 (국가)수입이며, 트럼프는 지난 2016년에도 똑같이 잘못된 주장을 펼쳤다"고 했다. 이어 "무역으로 돈을 잃거나 번다는 개념은 경제학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경 장벽 예산을 계속 요구하면서도, 대국민 연설에서 ‘민주당 압박 카드’인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하지 않았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국방부 예산과 병력을 동원해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9일 의회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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