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CCTV 영상보니…주먹으로 머리 치고 팔 비틀고

이옥진 기자
입력 2019.01.09 09:49 수정 2019.01.09 20:39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외국 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당초 "때린 게 아니라 손톱으로 긁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영상에는 박 의원이 주먹으로 가이드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이 담겨있다.

9일 예천군의회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을 포함한 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작년 12월 20일부터 7박10일 동안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CCTV 캡처. 박종철 의원이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 A씨를 때리고 있는 장면.
CCTV에 따르면 현지가이드 A씨는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 오후 6시15분쯤(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이동하기 전 버스 안에서 박종철 의원으로부터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 박 의원은 버스 뒷좌석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앞쪽에 있는 가이드에게 다가왔고, 박 의원은 다짜고짜 가이드의 얼굴을 오른쪽 주먹으로 때렸다. 가이드는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감싸쥔 채 고통스러워했지만, 박 의원은 계속해서 가이드를 때렸다. 버스 운전기사가 박 의원을 말렸지만 박 의원은 가이드의 팔을 비트는 등 폭행을 이어나갔다. 이형식 의장이 뒤늦게 박 의원을 제지했지만 박 의원은 말리는 이 의장을 밀쳤다. 안경을 쓰고 있던 가이드는 안경이 부러져 피를 흘렸다. 약 4분 동안 폭행을 당한 가이드는 911에 직접 전화를 걸어 신고를 했지만, 예천군 관계자들은 "끊고 얘기 좀 하고 통화를 하라", "(전화를) 끊어 보라"며 신고를 말리기도 했다. CCTV에는 이 같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를 입은 가이드는 응급실로 이송돼 얼굴에서 안경파편을 꺼내는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버스 안에서 바로 뒷자리에 있던 의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술에 취해 누워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 제게 다가와 갑자기 주먹을 날려 안경이 다 부서졌고 얼굴에 피가 났다"며 "얘기를 나누는 중 갑자기 폭력을 행사해 피할 방법이 없었고 나머지 의원은 현장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인 버스 기사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이 출동해 박 의원을 연행하려 했으나, A씨는 이를 막았다고 한다. A씨는 "한국에서 온 의원이고 연행되면 나머지 일정이 다 망가지기에 제가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의장 하고 몇몇분이 저한테 통 사정을 했고 제가 실수해서 넘어져 다친 거로 해달라며 모든 책임은 자기들이 지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예천군의원들은 급하게 돈을 걷어 합의금 명목으로 500만원가량을 가이드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군의원 두 사람의 중재로 박 의원으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이 사건을 종결하려고 했지만, 박 의원은 합의금을 송금하지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합의문을 작성한 뒤 A씨에게 "나도 돈 한 번 벌어보자. 너도 나 한 번 쳐보라"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박종철 의원은 CCTV가 공개되기 전 언론에 "주먹으로 때린 게 아니라 손톱으로 긁은 정도"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신이 맡고 있던 군의회 부의장직을 사퇴했고 소속정당이던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했다. 시민단체는 박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한편, 예천군의원들의 이번 연수에서는 박종철 의원뿐만 아니라 권도식(무소속) 의원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A씨는 "권 의원이 ‘여성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을 찾아달라’, ‘접대술집이 없다면 보도방을 불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단 한 번 ‘현지에도 도우미가 나오는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이 있느냐. 있으면 일정 끝나고 한 번 가고 싶다’고 했고, 가이드가 ‘없다’고 해 그걸로 얘기를 끝냈다"고 해명했다. 박종철·권도식 의원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두 의원을 포함한 연수 참가자들은 연수비용 전액(6398만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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