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미현 검사에 의인상 준 참여연대, 신재민에게도 줄 수 있나

김승재 사회부 기자
입력 2019.01.08 03:00
김승재 사회부 기자
참여연대는 지난달 3일 '2018년 참여연대 의인(義人)상' 수상자 5명을 발표했다. 2010년부터 사회를 바꾼 내부 제보자들에게 매년 주는 상이다. 2018년 수상자 중에는 안미현(40) 검사도 있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재수사를 담당했던 안 검사는 지난해 2월 방송 인터뷰와 5월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지도부가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채용 비리로 수사받던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에 대해 불구속 지시를 내렸고, 후임인 문무일 총장은 권 의원에 대한 소환을 막았다는 취지다. 우원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용기 있는 고백"이라고 했고, 참여연대는 안 검사가 처음 방송에 출연한 다음 날 "안 검사가 밝힌 외압에 대한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안 검사의 폭로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안 검사의 폭로 직후 시민단체가 고발한 권성동·염동열 의원과 김수남 전 총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그런데도 참여연대는 두 달 후 안 검사에게 의인상을 주면서 "현직 검사로서 검찰 수뇌부와 현직 국회의원 등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신재민(33)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튜브를 통해 기획재정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청와대가 기재부에 '정무적 이유'로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신 전 사무관에게 "돈 때문에 저런다"고 했고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을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 6일이 지나서야 기재부와 여당 의원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여권 지지자들이 들고일어나자 하루 만에 "신씨를 공익 제보자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보고 들은 상황을 200자 원고지 155장 분량으로 정리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기재부 직원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에 앞서 쓴 글에서 "죽으면 제가 하는 말을 믿어주겠죠"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안 검사의 폭로를 끝까지 감쌌다. 반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상 신씨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내부 제보를 활성화하자고 해온 참여연대가 내용의 진실을 따지기 전에 정치적 고려부터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조선일보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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