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트럼프" 여성 트리오 떴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입력 2019.01.05 03:00

하원의장 재선출된 펠로시, 탄핵추진 가능성 배제안해
뉴욕주 검찰총장 제임스 "트럼프는 자격없는 대통령"
워런 의원 "백악관서 몰아낼것"

여성을 공공연하게 비하한 것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타도 트럼프'를 외치는 여성 트리오의 집중포화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의회에서 트럼프에게 제동을 걸고, 수사로 트럼프의 목줄을 죄고,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등 각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해 칼날을 갈고 있다.

선두에 선 인물은 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제116대 연방 의회 개원식에서 220표를 얻어 192표를 획득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원을 제치고 8년 만에 하원 의장을 맡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78)다. 펠로시는 "여성 참정권 시행 100주년을 맞아 여성 하원 의장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최초의 여성 하원 의장에 당선된 데 이어 8년 만에 두 번째 하원 의장을 지내는 역사를 만들었다.

(왼쪽부터)펠로시, 제임스, 워런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직 승계서열 2위, 의회 권력의 정점에 복귀한 펠로시가 트럼프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향후 2년을 규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재선과 기소, 탄핵 여부 등이 펠로시 손에 달렸다는 뜻이다.

펠로시는 이날 트럼프 견제용으로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NBC 인터뷰에서 "탄핵은 커다란 분열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유로 대통령을 탄핵해선 안 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탄핵 추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내년 11월 대선 정국 때까지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 건강보험과 이민 정책 등 주요 이슈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치열하게 승부를 벌이면서 여차하면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트럼프의 저격수로서 새롭게 급부상한 인물은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욕주 최초의 흑인 여성 검찰총장으로 당선된 러티샤 제임스(60)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제임스는 트럼프에 대한 강렬한 반감을 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선거 캠페인 당시 "백악관에 있는 '그 남자'를 몰아내기 위해 입후보했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트럼프는 미국이 상징하는 모든 것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무능력하고 자격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선거 승리 연설에서도 "뉴욕 차기 검찰총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시절 행한 부동산 거래를 샅샅이 파헤쳐서 정의를 행사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손녀를 품에 안고… 78세 펠로시, 美하원의장 재등판 - 3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제116대 연방 의회 개원식에서 하원 의장으로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78·가운데)가 취임 선서를 하기 전 자신의 손녀 벨라 코프먼(9)을 품에 안고 있다. 펠로시 주위 어린이들은 동료 의원들의 자녀 또는 손주이다. 펠로시는 취임 선서를 위해 연단으로 나가면서 개원식에 참석한 어린이들을 연단 주변으로 불렀다. 그는 2007~2011년 최초의 여성 하원 의장을 한 데 이어 8년 만에 다시 하원 의장에 선출됐다. /EPA 연합뉴스
제임스는 자금 유용 혐의 때문에 최근 해산한 트럼프 가문의 자선 재단 수사를 비롯해 트럼프의 재산 형성 과정, 세금 탈루 등을 파헤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작년 연말 트위터에 '전임 총장이나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총장은 모두 투덜대고 나를 공격하는 것 외엔 하는 일이 없다'면서 '그들은 나를 결코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제임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사람 외에도 지난달 31일에는 트럼프의 인종·여성 차별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엘리자베스 워런(70) 민주당 상원 의원이 2020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조선일보 A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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