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철커덕~ 찰칵' 그 소리가 그립습니다

오종찬 기자
입력 2019.01.05 03:00

[오종찬 기자의 Oh!컷]

서울 남대문 카메라 가게를 찾았다. 중고 필름 카메라들이 가득한 곳. 향수에 젖어 필름 카메라를 구경하고 싶을 때 들르곤 한다. 마침 사장님이 오래된 카메라들을 꺼내 깨끗이 닦아서 다시 진열대에 넣고 있었다. 남대문에서 40년 동안 카메라를 팔며 필름에서 디지털로의 격변기를 체험한 분이다. 사진동아리를 하던 대학생 때, 과외비를 모아 떨리는 마음으로 손에 넣은 내 첫 수동 카메라도 이분께 샀다.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을 회상해보면 웃음이 난다. 필름을 사서 카메라에 끼우고 촬영한 다음, 사진관에 맡겨 인화된 사진을 받아볼 때까지 얼마나 기다렸던가. 며칠을 기다려 받은 사진이 엉망이었을 때 느끼는 그 좌절감이란. 불과 10여 년 전인데, 쉽게 찍고 바로 확인하고 간단히 삭제하는 요즘 디지털 세상과는 격세지감이다.

생산이 중단된 필름 카메라를 중고로 다시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보고 싶어하는 20대가 대부분이라니 신기하기도 하다. 집에 돌아와 장식장에 넣어둔 수동 카메라를 꺼냈다. 엄지로 와인딩 레버를 당겨 셔터를 장전하고, 초점링을 돌려 초점을 맞췄다. 숨을 꾹 참고 셔터를 눌렀다. '철컥!' 나는 이 맛에 사진을 시작했다.
조선일보 B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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