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김정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의욕…‘새로운 길’ 경고도”

이선목 기자
입력 2019.01.01 11:41 수정 2019.01.01 14:37
2019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새해 신년사를 발표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이 김정은의 발언을 긴급 보도했다. 외신들은 김정은이 이날 신년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의욕을 드러냈다는 데 주목했다. 다만,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미국의 계속된 제재와 압박에 대한 김정은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오전 김정은이 신년사를 마친 후 "김정은은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고 트럼프를 두 번째로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미국에 (자신의) 인내심을 잘못 판단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에서 "나는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바른 협상자세와 해결의지로 임하면 유익한 종착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김정은은 다만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며 "미국이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WP는 "특히 그는 한국이 미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면 협상 테이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진단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트럼프와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된 김정은은 미국에 제재 해제를 요구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든지 만나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 지난 1년 동안의 외교적 제스처와는 다른 길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신년사에서 비핵화에 관한 발언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매체는 "이날 연설에서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미국이 대응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데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김정은이 ‘새로운 길’을 언급한 데 주목했다. 매체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일방적인 조치’를 요구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며 "북한 지도자가 언급한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 기지 해체 등 비핵화 초기 조치에 따라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고 한국전쟁 종료를 선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김정은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제재를 계속하면 비핵화의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 오전 9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연합
일본 언론도 김정은의 경고 메시지에 주목했다. NHK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에 의욕을 나타내면서도 미국이 제재와 압력을 계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견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어필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정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 간 이어진 신년사에서 3분의 1을 미·북, 남북 관계에 할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회담 실현에 의욕을 보이는 한편, 제재가 계속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매체는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앞으로의 구체적인 조치를 다루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외국산 무기 반입 중단을 촉구하며 한·미 동맹의 기본 방침에 조건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서방과 일본 언론이 김정은의 ‘새 길’ 경고에 주목한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제조·시험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회담 용의를 시사하고,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중점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김정은이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김정은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무조건 재개할 용의를 드러내며 독립적인 경제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언급했다고도 했다.

외신들은 김정은이 이날 신년사에서 국내 경제 개발을 강조한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WP는 "국내 청중을 겨냥한 그의 연설은 사회주의 가치를 지키면서 자립과 기술의 진보, 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경제에 집중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최근 몇년 간 (북한의) 경제가 자유화됐지만 이것에 대해 시사하는 발언은 없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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