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영미~"

정리=신동흔 기자
입력 2018.12.26 03:01

2018 올해의 말

남북 정상회담에서 소득 주도 성장까지 말의 성찬은 무성했으나, 국민들 시린 가슴에 소망을 심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할 것이라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여태 소식이 없다. 지난 9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모든 국민이 강남 살 이유는 없다"고 해 서민들을 화나게 했다. 그래도 수능 만점 아들에게 "돈 연연치 말고, 벌면 베풀라"고 가르친 어머니, "스스로 이름을 찾고, 목소리를 찾으라"는 아이돌 가수의 말은 울림을 남겼다. 권력의 험언(險言)에 상처받고, 낮은 곳에서 들려온 겸어(謙語)에 뭉클했던 2018년의 말말말.

[정치] "文정부 유전자엔 민간인 사찰 없다" "괘념치 말거라"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 믿는다."(문재인 대통령·12월 G20 회의 후 뉴질랜드로 향한 전용기 안에서 김정은 위원장 답방 관련한 질문을 받고)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1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의혹 폭로를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민간 사찰을 부인하며)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이제는 정말 결실을 볼 때"(문재인 대통령·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환담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다."(문재인 대통령·9월 평양 능라도 5·1경기장 연설)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핀잔을 주며 한 말)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제가 강남에 살아서 드리는 말이다."(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9월 부동산 문제 관련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정책이 뿌리내리려면 20년 정도는 집권하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9월 민주당 장기 집권론을 주장하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7월 사의를 표명한 탁현민 행정관을 붙잡으며)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노회찬 정의당 전 원내대표·7월 드루킹 일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에서)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쪽 교통이 불비(不備)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김정은·4·27 판문점 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자)

"괘념치 말거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의 풍경만 기억해라."(안희정 전 충남지사·성폭력 혐의를 제기한 김지은씨가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가 보낸 것이라고 전한 말)

[경제·산업]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소상공인은 국가에 버림받았다"

"한국 과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숙청으로 간주하고 있다."(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12월 13일 정부의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검찰 고발을 보도하며)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문재인 대통령·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하락하는데도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문재인 대통령·1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조선 분야가 현실과 달리 주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다."(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조업 가동률 부진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에 규제 개혁 리스트 제출만 39번 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11월 전국 상의 회장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경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문 대통령에게 기대 걸었는데 소상공인들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7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반발하며)

"개인들이 쓸모없는 돌덩어리를 놓고 좋은 거라며 사고팔고 있다."(박상기 법무부 장관·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상화폐를 돌덩어리에 비유하며)

[사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임무 수행을 했다"

"저 천재 아니에요. 아이큐 110이에요."(서울 선덕고 3년 김지명군·12월 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맞은 소감에서)

"인간 노무현을 지킨다는 생각에 이성이 마비돼 바보가 됐다."(윤장현 전 광주시장·12월 가짜 '권양숙 여사'에게 속은 이유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임무 수행을 했다."(이재수 전 기무사령관·11월 27일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 사건은 검찰이 직권남용죄를 남용한 사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10월 26일 서울중앙지법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에서)

"여성 인권 없는 나라 멸망해라."(10월 6일 서울 지하철 혜화역 앞에서 열린 불법 촬영 반대 여성 집회에서 나온 구호)

"보 개방을 할 때마다 일선 공무원 사이에선 '사람보다 조개 목숨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환경부 공무원·10월 이포보 수문 개방으로 폐사 위기에 처한 재첩·밀조개 등을 구조하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하면서 한 말)

"현재 중3 학생들은 (대입 개편 혼란의) 피해자가 아니라 미래 혁신교육의 1세대다."(김상곤 당시 교육부 장관·7월 대입 제도 개편이 늦어져 중3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지적에 대해)

"양반 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6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녀 둘 외고 보낸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 주장할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문화·스포츠] "저승에 가서는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 잘 살길"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박항서·12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뒤)

"저승에 가서는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 잘 살길…"(엄앵란·11월 타계한 남편 신성일을 보내는 마지막 인사에서)

"세월호 당일 노래방에서 16만원 상당의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했지만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양승동 KBS 사장·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출입 의혹이 나오자 11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선동열·10월 국회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 관련 국정감사 증인 참석을 앞두고)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스스로의 이름을 찾고, 목소리를 찾으세요."(방탄소년단 리더 RM·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니세프 행사에서)

"한·일전에서 지면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야."(김민재·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김영권, 5년짜리 '까방권(까임방지권)' 줘야 합니다."(이영표·욕 많이 듣던 김영권이 6월 러시아 월드컵 한국-독일전에서 결승골 터트린 뒤)

"지금은 언어가 다 떠나버렸다. 언젠가 돌아오면 그때 말할 것이다."(고은·3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뒤 출판사 스리체어스에 보낸 이메일로 입장을 해명한 것)

"영미~"(평창올림픽 여자컬링대표팀 김은정·동료인 김영미를 부르면서)

[국제] "나에게 A+ 줄 것" "세상 바꾸려면 한 주 80시간 일해야"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달라도 괜찮다는 사실만큼은 동의했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12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추모 기고문에서 정파를 초월했던 각별한 우정을 떠올리며)

"나는 나에게 A+를 주겠다."(트럼프 미 대통령·11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국정 운영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세상 바꾸려면 일주일에 80시간은 일해야 한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11월 언론 인터뷰에서 전기차 개발 등을 위해 하루 22시간 일한 적도 있다며)

"나는 북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 김정은은 내게 아름다운 편지를 보냈다."(트럼프 미 대통령·9월 중간선거 지원 유세 중)

"좋았든 나빴든 내 인생 단 하루도 다른 누군가의 최고의 날과 맞바꾸지 않겠다."(故 존 매케인 전 미국 상원 의원·8월 별세 후 공개된 그의 대국민 편지에서)

"김정은은 좋은 인품에 똑똑하고 훌륭한 협상가,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트럼프 미 대통령·6월 미·북 정상회담 직후 회견에서)

"트럼프와의 통화는 소시지 만드는 일과 같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6월 트럼프와 통화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일반인들은 모르는 게 낫다고 답하며)



조선일보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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