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도로 착공식 예정대로 진행
800만달러 인도적 지원은 결론 못 내

윤형준 기자
입력 2018.12.22 03:00

韓美 제2차 워킹그룹 회의 결
과美 비건 "대북제재 유지될 것"

한·미는 21일 '제2차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26일), 남북 간 유해 발굴 사업(내년 4~10월)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밝혔다. 자재·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해 '제재 예외'를 적용하는 데 미측이 동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이번에 판문점을 찾는 등 '대북 유화 제스처'로 해석되는 행보를 이어간 것을 감안하면 "워킹그룹 회의가 싱겁게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비건 대표는 "대북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 크게보기
워킹그룹 회의 결과에 답하는 美비건 대표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비건 대표는 이날 워킹그룹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 논의를 하기를 열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실무 협상 테이블에 조속히 나오라고 주문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8월 임명된 이후 한 번도 북측의 카운터파트(최선희 외무상 부상)를 만난 적이 없다.

그는 이날 '인도적 지원을 위한 북한 여행 허용'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에게 독감 백신을 제공하는 데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앞서 비건 대표는 19일 입국하며 '인도적 지원 대책 재검토'를 언급하고, 20일 판문점을 찾았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북한에 큰 당근을 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워킹그룹 회의의 결과물은 이 같은 관측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날 회의에선 우리 정부의 '800만달러 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화상 상봉' 등도 의제에 올랐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잔잔한 문제들이 좀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 협의를 통해 계속 해결하기로 했다"고 했다.

조영기 국민대 초빙 교수는 "결국 제재 완화 등 북측이 원하는 '상응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며 "비건 대표가 제시한 각종 '당근'은 미북 협상이 장기 교착에 빠질 경우를 대비한 '명분 쌓기' 성격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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