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 대체복무 36개월… 최대 1년은 단축 추진 논란

양승식 기자
입력 2018.12.21 03:07

국방부, 관련법에 조항 넣기로
軍 내부 "제도 시행하기도 전에 복무 기간 줄여줄 생각부터 해"

국방부는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을 36개월로 설정하고, 제도 정착 후 최대 1년까지 복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일단 36개월간 교도소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대체복무를 시행하되, 이후 상황에 따라 복무 기간을 최대 12개월 줄인 24개월로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그동안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에 대해 '36개월, 교도소 복무'를 유력하게 검토해오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일부 인권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었다. 이 때문에 '대체복무 12개월 단축'을 시사한 이날 국방부 발표와 관련, 군 안팎에선 "국방부가 지나치게 눈치를 보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냈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방부는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종교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방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방부는 36개월 안(案)에 대해 "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무자의 복무 기간(34~36개월)과 형평성을 유지하고 종교적 병역거부가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36개월은 육군 병사 복무 기간(18개월)의 2배다.

문제는 국방부가 종교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의 근거가 되는 관련법에 '제도 정착 후 1년 내에서 복무 기간 조정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단서 조항을 넣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제도를 시행하기도 전에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복무 기간을 줄여줄 생각부터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방부가 종교적 병역거부자 복무 방안을 적용하기도 전에 일부 인권 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해 법률안에 예외 조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병역법에도 현역병은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사회복무요원 등은 1년 범위에서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복무 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있다"며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도 법 체계를 고려해 비슷한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의 이날 업무보고는 '9·19 군사분야 합의서의 적극적 이행'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현존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평가와 대응은 '구색 맞추기'식으로 언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날 보고에선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군사적 개념인 '킬체인' '3축 체계' 등의 용어가 사라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킬체인·3축 체계 등의) 용어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또 이날 보고에서 "매년 4월 대규모로 시행했던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은 참가 병력과 장비 규모를 조정해 연중 실시하는 쪽으로 미군과 협의 중"이라며 '독수리 훈련 유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장관은 "독수리 훈련을 내년에 진행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신 전작권 전환 준비를 위한 1단계 작전 운용 능력 검증 연습을 내년 8월에 처음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군의 노력을 집중해 내년 8월 최초 작전 운용 능력(IOC) 평가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한·미는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를 공동으로 평가하면서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예비역 장성 A씨는 "국방부가 현존하는 북핵 위협은 과소평가하며, 대통령 공약인 전작권 조기 전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국군 단독 태극연습은 내년 5월 정부 을지연습과 통합해 시행된다. 국방부는 "매년 8월 을지연습을 시행했으나, 그 기간 재해·재난 상황이 발생해 연습이 중단됐던 전례를 고려해 5월로 시기를 정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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