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스토리] 美에 체포된 ‘中 화웨이 딸’ 멍완저우…유력 후계자이자 ‘재무 퀸’

이다비 기자
입력 2018.12.06 17:30 수정 2018.12.06 19:05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딸인 멍완저우(孟晩舟·46·사진)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지난 1일(현지 시각) 체포됐다. 미국의 대(對)이란 무역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화웨이 측은 "(멍완저우의) 혐의에 관한 정보가 (화웨이에)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 캐나다와 미국 사법 제도가 정당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고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중국은 피해자 인권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동에 강력히 항의한다. 즉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멍완저우를 풀어달라"는 성명을 내놨다.

멍완저우는 아버지 런정페이를 이을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이다. 현재 CFO와 이사회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대표 IT(정보통신) 기업 화웨이 회장의 딸을 체포한 건 무역전쟁 갈등을 빚어왔던 중국을 길들이겠다는 ‘큰 그림’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이 중국과 통신 전쟁까지 벌이며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자국에 화웨이 제품이 들어오는 것을 제한하고 영국과 호주 등 동맹국들에까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화웨이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 어머니 성 따른 화웨이 ‘재무 퀸’

1972년에 태어난 멍완저우는 런정페이와 그의 전처 멍쥔 사이에서 태어났다. 화웨이 회장이자 창립자인 아버지 런정페이와 성(姓)이 다른 이유는 어머니의 성인 ‘멍(孟)’을 따랐기 때문이다. 부모가 이혼하자 어머니 성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그의 영어 이름은 ‘사브리나(Sabrina)’다.

멍완저우는 1993년 대학 졸업 후 잠시 중국 4대 국유상업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에서 1년 정도 일했다. 이후 은행을 그만두고 화웨이에 입사했다. 1998년 중국 명문대인 화중과학기술대학에서 회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멍완저우는 화웨이에서 주로 재무 업무를 맡으며 2011년 지금의 CFO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 3월부터 이사회 부의장직도 겸하고 있다.

멍완저우의 남편 쉬원웨이(徐文偉)도 화웨이에서 이사진으로 근무하고 있다. 남편 사이에서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강인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졌다고 알려진 멍완저우는 중국 내 대표적인 ‘청년 기업인’으로도 유명하다. 또 그는 화웨이 자금줄을 틀어쥔 ‘재무 퀸’이다. 국제회계, 홍콩 지사, 재무관리, 융자·자금관리 부문 등을 거치면서 아버지가 세운 화웨이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2003년 화웨이에 글로벌 통합 재무 조직을 설립하고 통일된 조직 구조·재무 프로세스·금융 시스템·IT 플랫폼 등을 개발했다. 2005년에는 전세계에 화웨이 공유 서비스센터 5곳을 열고 중국 선전에 있는 글로벌 결제센터를 널리 알렸다. 2007년 멍완저우는 화웨이와 IBM 간 8년 파트너십인 통합재무서비스(IFS) 업무를 맡았다. IFS는 화웨이의 재무 관리 상황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이를 두고 화웨이는 "(멍완저우가)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DNA를 창출했다"고 평했다.

그는 중국 명문 대학 등을 돌며 인재 채용 설명회를 열고 ‘화웨이 정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9월 칭화대 채용 설명회에서 "화웨이에선 사병에서 3년 만에 장군이 되는 게 신화가 아니다"며 "화웨이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2016년 9월 26일 칭화대에서 열린 인재 채용 설명회에서 인재관을 피력하고 있다./펑파이
◇ ‘후계자 0순위’ 멍완저우…화웨이 ‘가족 기업’ 될까

멍완저우는 74세로 고령인 런정페이를 대신해 화웨이를 이끌 차기 후계자 서열 0순위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2011년 화웨이가 처음으로 임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이후 2013년 2월 회사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언론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대중은 중국 IT 거인 화웨이의 후계 구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런정페이는 후계자 승계 계획을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런정페이는 화웨이가 ‘가족 기업’이 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런정페이는 2011년부터 순환 최고경영자(CEO)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부회장 3명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독특한 제도로 가족 기업이라는 지적을 피하려는 조치다. 멍완저우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런정페이는 이전에 "내 후계자는 야망과 국제 감각, 사업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며 "내 가족 중에는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없다. 화웨이가 후계 구도 경쟁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후계 구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안팎에서는 어쨌든 가족인 멍완저우가 런정페이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화웨이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직무를 담당하면서 사실상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런정페이에게는 멍핑(孟平·41)이라는 아들도 있지만 2010년 최고경영진 물갈이 와중에 회사를 떠났다. 사실상 누나인 멍완저우에게 후계 구도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런정페이는 올해 3월 자신의 부이사장직을 멍완저우에게 넘겼다. 이 때문에 런정페이가 "후계자 승계 과정을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앞으로 멍완저우는 런정페이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에서 다른 순환 CEO 3명과 함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보인다.

멍완저우는 이미 ‘화웨이 얼굴’을 담당하고 있다. ‘창립 50년 전까진 상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운 화웨이는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일부 연간 실적을 투자자에게 발표한다. 이때 멍완저우가 실적 발표 역할을 맡는다. 또 투자은행 관계자와 애널리스트, 금융계 주요 인물 등이 참석하는 화웨이의 연례 금융포럼의 주최자다.

그는 화웨이의 기업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며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멍완저우는 2013년 1월 외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비상장 기업인 화웨이의 기업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히고 런정페이가 화웨이의 주식 1.4%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주식 소유상황을 직접 설명하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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