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학대 은폐' 호주 대주교, 항소에서 무죄 선고

이경민 기자
입력 2018.12.06 16:19
1970년대 호주의 한 성당에서 발생한 아동 성학대를 눈감아 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애들레이드 대교구의 필립 윌슨 전 대주교가 6일 항소 재판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호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뉴 사우스 웨일즈 법원은 ‘윌슨 전 대주교가 아동 성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한 윌슨 전 대주교의 반박이 합리적이라고 판결했다. 로이 엘리스 재판관은 "윌슨 전 대주교의 진술은 정직하고 일관적이다"라고 말했다.

필립 윌슨 전 애들레이드 대교구 대주교는 2018년 12월 6일 호주 법원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CNN
윌슨 전 대주교는 지난 5월 1970년대 보좌사제 시절 당시 사제였던 제임스 플레처의 아동 성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아동 성학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성 피터 크레이는 윌슨 전 대주교(당시 보좌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윌슨 전 대주교가 이를 눈감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스 재판관은 원고인 크레이의 진술에는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재판관은 크레이가 윌슨 전 대주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시기에 대한 기억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윌슨 전 대주교가 유죄 선고를 받을 당시 호주 가톨릭에서 성 학대를 은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들 중 최고위급 인사여서 파장이 컸다. 이후 지난 7월 윌슨 전 대주교는 직위에서 사퇴했다. 그는 결백을 주장하며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며 버텼지만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빌 쇼튼 노동당 대표가 사임을 촉구해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호주 가톨릭계에서 아동 성학대 문제가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고해성사를 통해 드러난 아동 성학대 사건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가톨릭 교구가 이를 거부하자 많은 피해자들이 분노를 터뜨렸다. 가톨릭 교구는 이미 종교 사회에서 자세히 밝혀진 성 학대 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 요청은 98% 수용하겠지만 고해성사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고해성사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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