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동해서 ‘항행의 자유’ 작전

이선목 기자
입력 2018.12.06 15:47
중거리 핵전력조약(INF) 조약 준수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5일(현지 시각) 미 해군은 러시아가 영해라고 주장하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동해에 군함을 보내 항해했다.

미 CNN에 따르면, 레이첼 맥마르 미 태평양함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지스 구축함 USS맥캠벨호가 러시아 극동 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앞 공해를 항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과도한 영해 주장을 견제하고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권리, 자유, 합법적인 바다 사용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해군 관계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블라디보스토크항 인근 해역이 자국 영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은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 함대 주둔 기지가 있는 곳으로, 미 군함이 이곳을 항해한 것은 1987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USS맥캠벨호가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
맥마르 대변인은 "‘항행의 자유’는 국제 수역에서 자유 통행권을 행사하고, 영해에 대한 과도한 주장을 저지하기 위한 작전"이라며 "이 작전은 미국이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비행하고, 항해하고, 운항할 것임을 보여준다. 세계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동해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해당 해역에서 종종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이번 항해는 미국의 INF 탈퇴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포격·나포 사건 등에 따라 미·러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됐다.

지난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60일 안에 조약을 탈퇴하겠다고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렸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하루 만인 5일 미국은 러시아가 INF 조약 위반을 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며,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무기 개발을 하면 러시아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나포와 관련,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흑해에 해군 함정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난 몇주 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아조프해로 향하는 유일한 해상 경로다. 미군은 이미 터키에 흑해 항해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미국이 계획한 항해는 이미 분쟁이 일어난 지역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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