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딸, 美 요청으로 캐나다서 체포…中 당국 반발

이다비 기자
입력 2018.12.06 09:13 수정 2018.12.06 19:05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46·사진)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 1일(현지 시각)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6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멍완저우는 미국의 대(對)이란 무역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붙잡혔다. 이안 맥러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캐나다 사법당국은 멍완저우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 예정이며 미국 심문은 7일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세한 사항은 멍완저우의 보도 금지 요청으로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도 성명을 내고 멍완저우의 체포 사실을 인정했다. 화웨이 측은 "멍완저우 CFO가 최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멍완저우 체포에 불편함 심기를 내비쳤다. 회사 측은 "(멍완저우의) 혐의에 관한 정보가 (화웨이에) 거의 제공되지 않았으며 회사는 그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캐나다와 미국 사법 제도가 정당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믿는다"며 "화웨이는 유엔·미국·유럽연합(EU)의 수출 통제와 제재 규정을 포함해 모든 규정을 준수해 왔다"고 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멍완저우 체포에 즉각 반발했다. 대사관 측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중국은 피해자 인권을 심각하게 해치는 이런 행동에 강력히 항의한다. 중국은 미국과 캐나다에 엄격히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며 "(미국과 캐나다는) 즉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멍완저우를 풀어달라"고 했다. 중국 시민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번 일로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뿐 아니라 통신 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이란 제재 등을 위반해 다른 나라에 제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와 화웨이는 크게 반발했다.

또 미국은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자국에 화웨이의 장비와 스마트폰이 들어오는 것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등 동맹국들에까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통신망에 접근해 미국의 군사·산업 관련 핵심 정보들을 빼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게 했다.

지난해 미국 통신사 AT&T를 통해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화웨이의 계획도 결국 무산됐다.

1993년 화웨이에 입사한 멍완저우는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화웨이 입사 후 주로 재무 분야에서 일했다. CFO와 함께 이사회 부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멍완저우는 어머니 성을 따랐기 때문에 아버지 런정페이와는 성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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