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내 온다면 17일 이전 예상… 北은 묵묵부답

이용수 기자 이민석 기자
입력 2018.12.06 03:01

정부, 연내 답방 전제 준비 착수
"연말 기념일 많아 연초에 올 수도… 언제 오든간에 北 결단이 중요"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答訪)을 위한 사실상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2차 미·북 정상회담 전(前) 김정은 방남'에 대한 이해를 구한 만큼 남은 것은 '김정은의 결심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급적 연내 답방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북한 내부 사정에 따라 내년 초로 답방 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는 당초 12월 13~14일 김정은의 답방을 추진하다가 북한의 연기 요청으로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정부는 김정은 답방을 이달 12~14일에 재추진키로 방침을 정하고 미측에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 같은 구상에 따른 것이다. 이후 정부는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간 핫라인을 통해 북측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김정은 답방을 재차 촉구했다고 한다. 북측은 "기다려 보라"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즉답을 주지 않은 것은 북한 내부 사정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북한은 12월에 중요한 대외 일정 잡는 것을 꺼린다. 12월이 한 해를 결산하고 신년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총화' 기간이어서다. 김정일 사망 7주기(17일), 김정숙(김정은 조모) 101회 생일(24일),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일(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일(30일) 등 김정은 일가의 기념일들이 유난히 몰려 있어 김정은이 평양을 비우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크다.

김정은이 연내 답방을 결심한다면 김정일 제삿날(17일)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도 이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경호처를 중심으로 경호·경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5일 "12~14일 답방은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다. 1박2일도 가능하다"며 "서울 시내 호텔 3곳과 김 위원장 방문 후보지들을 알아봤다"고 했다. 프레스센터로는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컨벤션센터가 검토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날 "청와대가 북측에 18~20일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지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시기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 있고 북측의 결단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답방 행사 시 1순위 초청 대상인 여권 고위 인사는 "17~25일 해외 출장이 있다. 이 기간 김정은이 오면 일정을 조정해야 해 청와대에 문의했더니 '그냥 다녀오시라'고 하더라"고 했다.

정부는 북한이 김정은 답방을 내년 이후로 늦추자고 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최근 판문점 접촉이 이뤄지는 등 미·북 대화가 재개된 것도 김정은 답방 시기에 영향이 있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연말이든 연초든 김정은의 답방을 확신하는 것은 '김정은은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란 믿음 때문이다. 남북 정상은 9·19 평양 공동성명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김정은 답방이 확정될 경우 청와대는 정상회담 외에 김정은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경제 건설' 일정을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KTX를 타고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2월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KTX를 타고 서울서 강릉역까지 갔었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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