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종교와 닮았다…매거진 B 에디터가 파고든 요즘 브랜드들

김은영 기자
입력 2018.12.06 06:00
요즘 브랜드
박찬용 지음 | 더퀘스트 | 304쪽 | 1만6500원

"몰스킨은 문구 브랜드가 아니에요. 문화적 아이콘이고, 사색으로 길을 밝히는 여행 브랜드입니다."

모든 브랜드에는 십자가처럼 눈에 띄는 로고가 있다. 법복처럼 스태프가 입는 전용 유니폼도 있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선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매주 일요일 전 세계 성당에서 똑같은 성가를 부르듯이.

매거진 ‘B’ 에디터 박찬용은 브랜드와 종교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의 파란색 로고나 무인양품의 미색처럼, 각 브랜드는 고유한 로고와 색으로 대표적인 시각 이미지를 만든다. 또 간결하게 떨어지는 메시지가 있다. ‘저스트 두잇(나이키)’과 ‘씽크 디퍼런트(애플)’처럼. 무엇보다 브랜드에는 더 나은 삶을 만들어줄 거라는 약속이 있다.

이 책은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퍼뜨리는 데 성공한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다. 할리우드 영화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처럼, 성공한 모든 이야기에는 공식처럼 비슷한 패턴과 목표가 있다.

브랜드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목적은 같다.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을 쓴다. 예컨대 럭셔리 브랜드는 스스로를 좋아하게 만들어 필요 없는 물건을 갖고 싶어지게 한다. 그런가 하면 스웨덴 가구 업체 이케아는 멋진 브랜드 스토리로 불편하고 낮은 내구성을 무마시킨다.

책이 소개하는 브랜드는 다양하다. 사라져 가는 종이 업계에서 홀로 성장한 종이 노트 몰스킨, 1만원짜리 시계보다 부정확하지만 수 천만원에 팔리는 롤렉스와 오메가, 정보를 패션화한 잡지 모노클까지. 오래된 브랜드부터 최신 브랜드, 비싼 것부터 싼 것 등 분야를 막론하고 성공한 브랜드 20여 개를 모았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브랜드 안팎으로 ‘좋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스토리를 아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먼저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또 브랜딩 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노동자 이상의 역할을 요구한다. 개인은 19세기 노동자였지만, 20세기엔 노동자 겸 자본가가 됐다. 21세기에는 노동자 겸 자본가 겸 브랜드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브랜드’는 상업 브랜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당신의 인스타그램 사진은 당신이라는 브랜드의 메시지다. 내가 만드는 브랜드, 그리고 나라는 브랜드를 멋지게 만들고 싶다면, 브랜드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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