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성급한 교육 분권, 부작용이 더 많다

우정렬 前 혜광고 교사
입력 2018.12.06 03:07
우정렬 前 혜광고 교사

최근 지방분권을 강화하려는 추세에 발맞추어 각 지역 실정에 적합한 교육정책을 시행하는 교육 분권에 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자치정책협의회가 구성되고 교육 자치 정책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유·초·중등교육의 지방분권에 관한 특별법안 및 시·도 교육청 평가제도 개선안도 마련되었다.

우리 사회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지방자치제가 활성화되면서 중앙정부의 획일적 지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교육 실정과 특성에 맞는 교육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교육 분권도 언젠가는 실현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행될 경우 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초·중등교육의 국가 책임이 약화될 우려가 크다. 초·중등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고 이끌어야 교육과정 및 내용, 교육재정 등이 공평하게 유지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각 시·도 재정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를 보면 서울(86%)과 경기(70%), 인천(66%)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반면, 17개 광역시·도 중 8곳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교육재정은 지방 교육 분권의 핵심이다. 이런 재정 차이를 무시하고 교육 분권을 시행할 경우 지역 간 교육 격차가 심화되어 교육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다. 지자체 간 재정 자립도 차이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교육 분권은 보류되어야 한다.

교육 분권이 시행되면 교육감의 이념과 철학에 따라 교육의 질과 내용이 크게 달라질 우려도 있다. 특히 초·중등교육은 이념과는 무관한 교양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공통적인 교육내용 및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감의 성향과 이념에 따라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 분권으로 교육감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어서도 안 된다. 교육부총리가 가지고 있던 각종 권한이 교육감에게 대폭 이관되면서, 각 지역 교육감이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인사 결정과 재정 운용을 할 경우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진정한 교육 자치는 각급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학교 간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어야 실현될 수 있다.



조선일보 A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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