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의 입] 평양 갔던 문재인 전용기, 왜 정반대 방향으로 갔나

김광일 논설위원
입력 2018.12.05 19:26 수정 2018.12.05 20:50

문재인 대통령은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세 나라를 방문하고 어제 밤 귀국했다. 8일 동안 해외 순방이다.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와 지구 정 반대쪽에 있다. 대척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구 중심을 향해 우물을 끝까지 파들어 가면 아르헨티나가 나온다.

그런데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문 대통령은 체코에 왜 갔을까. 마침 체코에는 대통령도 없었다. 주인도 없는 집에 손님이 들른 것이다. 주인 없는 집에 왜 갔을까. 처음에는 ‘원전 세일즈’가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 목적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원전은 의제가 아니다" 이렇게 말을 바꿨다. 궁색하기 짝이 없다. 체코 대통령이 없었으니 당연히 못 만났고, 대신 총리를 만났는데, 그것도 체코측이 요청해 ‘비공식 면담’으로 처리됐다. 주인 없는 집에 초청장도 없이 들렀으니 공식 외교기록에는 남기지 말자는 뜻이다. 그 과정에 문 대통령 순방 소식을 알리는 공식 영문 트위터에 체코를 26년 전 국명인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하는, 망신스러운 일까지 벌어졌다.

우왕좌왕 하면서 말을 바꾸던 정부는 급기야 "전용기 중간 급유 때문"이라고 했다. 공군 1호기, 기름 넣을 데가 없어서 굳이 체코에 가야 했나. 처음에는 기름 넣을 장소로 미국 LA를 검토했는데, 막판에 체코로 바꿨다고 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탄 공군 1호기는 미국 땅에 들어갈 수 없는 무슨 사정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조선일보 사설도 ‘도대체 공개할 수 없는 무슨 비밀스러운 사정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공군 1호기는 체코에 왜 갔을까.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 "북은 정상회담을 공짜로 한 일이 없었다. DJ 때도 그랬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다. MB 때도 2억 달러를 요구하여 MB가 정상회담을 포기한 일이 있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번 보낸 귤 상장에는 귤만 있었을까요? 김평일(김정은의 숙부)이 대사로 있는 체코는 왜 갔을까요? 급유 목적으로 갔다는데 그건 정반대로 간 비행 노선이 아닌가요?"

그러자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홍 전 대표를 꼬집었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어느 정치인이 헛발질을 했다"는 것이다. 이준석 최고는, 인천공항에서 프라하를 거쳐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갔을 경우, 거리가 2만75km고, 인천공항에서 직접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간다면 1만9484km다, 따라서 500k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 했다. 따라서 "정반대로 갔다"는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헛발질’이라는 것이다.

자, 정말로 문 대통령 공군 1호기는 체코에 왜 갔을까. 트럼프가 타고 다니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는 미 공군 소속이다. 관제 콜사인도 ‘에어포스 원’이다. 기장도 공군 대령이고, 승무원도 미 공군 소속이다. 트럼프가 타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는 군용기이기 때문에 해외 순방 때 미 공군 기지에 착륙한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탔던 에어차이나는 민항기이기 때문에 민간 국제공항인 창이공항에 내렸고, 트럼프가 탔던 에어포스 원은 공군기이기 때문에 군사공항인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내린 것이다.

트럼프가 타는 에어포스 원은 미 공군기인데 반해, 문재인 대통령이 타는 대한민국 공군 1호기는, 말만 ‘공군 1호기’일뿐, 사실은 군용기가 아니라 민간에서 임차한 전세기다. 문 대통령 전용기는 민항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말에 대한한공에서 1421억원에 5년 임차한 것을, 문 대통령이 계속 타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적폐 청산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게 ‘박근혜 전용기’다.) 문 대통령 전용기는 관제탑 콜사인도 ‘에어포스 원’이 아니라 그냥 ‘코드 원’이다. 민항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9월 평양에 갔다 온 민항기, 문 대통령의 ‘코드 원’은 그로부터 6개월 동안 미국에 입국할 수 없는 제재에 걸려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지난 7월 남북 통일농구경기 대회 참가하려고 남측 선수들이 북한에 갔을 때 공군 수송기 C-130H를 타고 갔다. 남측 농구선수들이 굳이 군용기를 타고 갔던 이유는 민항기가 북한에 갔다 오면 곧바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걸리기 때문이었다.
자, 이제 우리 당국자가 대답해야 한다. 문 대통령 전용기, 민항기 ‘코드 원’, LA에서 연료 넣지 않고 체코에서 넣은 것은, 대북 제재 위반으로 미국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가.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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