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반도-전문가 진단 3부②] 박휘락 "文정부, 막연하게 北 믿고 안보 해체중"

윤희훈 기자 박정엽 기자
입력 2018.12.04 20:59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3일 국민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박정엽 기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3일 "국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국민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국민대에서 진행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군사협정으로 상당한 안보 공백이 생겼다. ‘위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건 국가나 군의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국방부에서 대북정책과장으로 근무했던 박 교수는 남북군사협정과 관련해 "(북한군이)서울을 중심으로 동쪽으론 GP와 지뢰를 모두 철거한 철원 쪽으로 내려오고, 서쪽으론 김포 지역 한강 하구로 상륙정이나 개인 도하로 빠른 시간 내 넘어올 수 있게 됐다"며 "20만명에 달하는 특수전력까지 합세하면 하루만에 서울을 점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상황에서 ‘우리는 여기서 멈추겠다. 미군 반격하면 본토에 핵미사일을 쏘겠다’라고 하면 어떡할 것인가"라며 "이런 상황이 도래했을 때 대비책이 있나.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는 건 국가나 군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하고 있는 조치에 대한 가장 상식적이고 쉬운 설명은 바로 ‘안보 해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대응 로드맵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은 외교적 카드로 핵문제를 풀려고 한다. 이상적이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막연하게 ‘우리가 북한에 잘해줘서 북한 기분이 좋아지면 비핵화하지 않겠나’라고 기대하는 듯 하다"며 "물 떠놓고 북한을 바라보면서 절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만약 북한의 비핵화를 지금처럼 대화로 진행을 하려고 한다면 ‘언제까지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핵문제 해결을 시도해보겠다’고 설명을 해야 한다"며 "핵심은 기한을 못박는 것이다. 그때까지 비핵화가 안된다면 원래대로 북핵 대응을 확실히 하겠다고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북핵 대응 방안으로 한·일 군사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간에 자체 핵무력을 갖추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일본엔 플루토늄이 많기 때문에 일본과 협력하면 급한 경우엔 공동 핵억지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했다.

‘반일 정서로 일본과의 군사 협력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엔 "중국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 우리가 중국의 핵무기를 한번이라도 걱정한 적 있나"며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보다 중국이 우릴 더 많이 침략했다"고 답했다. 그는 "반일 정서가 이렇게 깊은 것은 좌파 인사들이 반미 감정을 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반일 감정을 악용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박 교수는 현 정부의 친중(親中) 행보도 우려했다. "(정부가)미·중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중국이 남북 문제에서 우리 손을 들어준 적이 있었나.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 우리를 한번도 지지하지 않았다.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반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정권은)민족을 중시하면서 외세는 싫어하는 위정척사파와 맥을 같이 한다"며 "위정척사와 개화파 중 누가 옳았는지는 역사가 판단했다. 위정척사 때문에 결국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3일 국민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박정엽 기자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지난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심각한 안보 위기’라고 경고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무책임성을 지적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게 보나?

"안보는 국가 최고 지도자의 핵심 책무다. 남북 정상회담 후 안보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괜찮다’며 자신이 책임진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는 일인가? 어떤 사람이 친구에게 ‘거기에 가도 괜찮아. 내가 책임질게’라고 했는데, 무슨 일이 벌어졌다. 그 사람은 친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나. 신이라면 모르겠다. 문 대통령이 신통력이 있어서, 북한군이 갑자기 밀고 내려오더라도 ‘이제 스톱하고 돌아가라’라고 하면 북한군이 그냥 돌아갈 것이라면 괜찮다. 그런데 문 대통령에게 그런 신통력이 있나? 그런데도 ‘괜찮다. 내가 책임진다’는 건 너무나도 무책임한 태도다."

- 연초부터 한반도 평화 외교가 진행됐는데 북한 비핵화는 진전 없었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 사인간 계약도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일이 진행된다. ‘돈이 곧 들어올거야’라고 생각하고 계약을 진행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분명한 건 지금 이순간에도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국민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게 없다면 그건 국가가 아니다."

- GP 철수 등 일련의 조치가 너무나 앞선 것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정부는 ‘북핵을 없애겠다. 그러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군을 유지하는가. 유지할 필요가 없지 않나. 중국, 일본을 언급하는데, 아니 북한은 그토록 확신하면서 중국이나 일본은 왜 믿지 못하나. 헌법엔 대통령의 책무가 나와있다. 헌법 제66조 2항엔 대통령은 국가 안위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가장 중요한 조항이다. 난 문재인 대통령이 이 조항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국가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북은 지난달 10일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GP(감시초소) 중 시범철수 대상인 총 22개 GP 병력과 화기철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우리측 GP 병력이 철수하는 모습./국방부 제공
- 대통령의 국가관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정통 정부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북한 정부가 정통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문 대통령이 꼭 답해야할 문제다. 만약 문 대통령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을 해야 한다. 적화 통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 보수 진영에서도 문 대통령을 신뢰할 것이다."

- ‘북한=주적’ 을 삭제하는 건 어떻게 보나?

"상당한 문제다. 물론 주적(主敵)이 있으면 또 부적(副敵)이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가 주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까닭은 적이라는 개념을 좀 더 강조하기 위해서다. 북한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지금도 휴전 상태이고, 6·25때 싸웠고, 그 이후로도 도발을 계속 해오고 있다. 대화를 위해서 적이라는 표현을 하지 말자는 건데, 대화는 전쟁 중에도 하는 거다."

-최근 진행되는 남북 경협은 어떻게 보나?

"북한과 철도를 연결하고, 소나무 약을 주고 이런 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여유가 있으니 도와주는 일에 박수도 칠 수 있다. 문제는 진행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북한 비핵화를 지금처럼 대화로 진행하려 한다면 ‘언제까지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핵문제 해결을 시도해보겠다’고 설명을 해야 한다. 핵심은 기한을 못박는 것이다. ‘향후 2년까지는 대화를 해보겠다. 만약 그때까지도 비핵화가 안된다면 원래대로 북핵 억제 방어 태세를 확실히 갖추겠다’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3일 국민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박정엽 기자
- 설명을 하려면 이 정부가 확고한 비핵화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문재인정부에 비핵화 로드맵이 있다고 보나?

"그게 문제다. 로드맵이 없다. 없으니까 만들어 보라고 정부에 제언하는 것이다. 최근 발간한 책 ‘북핵 억제와 방어’에서도 밝혔지만 북한이 도달한 핵개발 수준에서 외교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한국은 여전히 외교적 카드로 핵문제를 풀려고 한다. 이상적이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막연하게 ‘우리가 북한에 잘해줘서 북한 기분이 좋아지면 비핵화하지 않겠나’라고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물 떠놓고 북한을 바라보면서 절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다."

-비핵화 로드맵은 어떻게 나와야 하나?

"한국 정부는 그동안 비핵화 로드맵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초기 단계에서 최적의 방법일 수 있는 예방 타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북한과 잘 지내면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면 된다는 방식은 어떤 교범에도 없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면 이명박 정부가 제시했던 ‘비핵·개방·3000 구상’ 같은 개념이라도 내놔야 한다. 그런 게 없으니 저 같은 보수학자들이나 연세가 많은 분들이 이 정부를 불신하는 것이다."

- 결국 로드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방 전력만 약화되고 있다.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이라는 게 있다.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는 가장 상식적이고 쉬운 설명이 대부분 맞는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하고 있는 조치에 대한 가장 상식적이고 쉬운 설명은 바로 ‘안보 해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국방개혁 2.0 한다면서 군 규모를 축소하면서 북핵 대응은 뒷전이다. 이 정도 안보 위기라면 규모 축소는 유예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할 거라는 이유로 북핵 대응 전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 국민은 핵 상황이 벌어졌을 때의 행동 요령도 모른다. 작년말 국회 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가 열렸는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북핵 위기 대응 훈련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여러 위기감을 조장하면 국민 사이에 큰 오해나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 대답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 한미 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도 많이 나온다.

"안보 위기가 커질수록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가 미국이다. 만약 북한이 핵도발을 한다면 우리는 미국의 핵을 빌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연합훈련은 둘째치고 미국 정찰기가 우리 상공에 들어오는 것도 막았다. 이게 국가 안보의 책무를 가진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조치인가."

- 일각에선 북핵에 대응해 자체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

"일각에선 우리도 일주일이면 핵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단 원료가 있어야 하는데, 재처리 공장을 쉽게 지을 수 없다. 간략히 북한을 보면 된다. 국가 전체가 다 달라들어 핵개발에 나섰음에도 저렇게 오래 걸렸다. 단기간에 자체 핵무력을 갖추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조선일보DB
- 그렇다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가 최선이라고 보나?

"유럽처럼 전술핵을 갖다 놓거나, 아니면 미국이 SLCM(잠수함탑재순항미사일)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를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면 된다. 또는 항공기 투하 핵무기를 일본에 배치하면 된다. 문제는 이렇게 하기 위해선 정부가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정부엔 그런 의지가 없다. 일본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일본엔 플루토늄이 많기 때문에 일본과 협력하면 급한 경우엔 공동 핵억지력을 보유할 수 있다."

- 일본의 핵 보유는 우리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가.

"왜 일본만 안되나. 중국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다. 우리가 중국의 핵무기를 한번이라도 걱정한 적 있나.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보다 중국이 우릴 더 많이 침략했다. 국제 관계에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게 진리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을 영원한 적으로 바라본다."

- 우리 국민들의 깊은 반일 정서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나.

"난 일부 인사들이 그렇게 선동하고 유도한 부분이 크다고 본다. 사실 일본과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북한 위협과 잠재적인 중국의 위협도 공유한다. 미국을 두고 우리도 동맹이고, 일본도 동맹이니 한국과 일본은 간접 동맹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일 정서가 이렇게 깊은 것은 좌파 인사들이 반미 감정을 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반일 감정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반일 감정은 공감을 얻기 쉽다. 이 반일 감정을 규합해 반미 감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런 선동만 없다면 일본과의 협력 추진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일본과 손을 잡는 게 우리 안보 이익에 부합하다는 건가.

"일본과 함께 할 때 장점이 많다. 첫 번째는 일본의 우수한 정보력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선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 또 동북아에 최악의 상황이 왔을 때 일본과 한팀이 되면 쉽게 핵균형을 달성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우려하는데, ‘상호 협력 관계’와 ‘상호 적대 관계’ 둘 중 어느 경우가 침략의 위협이 더 큰가. 만약 한국과 일본이 협력 관계를 맺는다면 그만큼 충돌 가능성도 낮아진다."

- 정부는 역내 균형자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균형자는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서 역내 세력 균형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중국에 붙으면 중국의 세력이 커지고, 우리가 미국에 붙으면 미국의 세력이 커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한가. 그리고 미·중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중국이 남북 문제에서 우리 손을 들어준 적이 있었나.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 우리를 한번도 지지하지 않았다.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반대했다."

- 일본보다는 중국이 더 심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보는건가.

"중국은 우리와 양립하기보다는 정복하려고 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다. 근현대와서도 중국이 주변국과 양립한 적이 있나. 티벳을 망하게 하지 않았나. 만약 우리 나라에 친중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에서 5000만~1억명이 이주해 온다면 어쩔텐가. 대한민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조선일보DB
-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친중 정책으로 나가는 까닭은 무엇이라고 보나. 모화사상(중국이나 중국의 문물을 섬기며 따르려는 사상)의 영향인걸까?

"전통적인 모화사상과 현 정권의 뿌리깊은 반미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사드 추가배치 반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비추진 이라는 3불(不)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가장 원하는 세가지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 정부의 친중(親中)성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걸 보여준다. 이 정부 사람들이 세계 정세에 무지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구한말 개화파와 위정척사파의 대결을 보는 듯 하다."

- 현 정권이 위정척사쪽인가?

"민족을 중시하면서 외세는 싫어하는 위정척사파와 맥을 같이 한다. 위정척사와 개화파 중 누가 옳았는지는 역사가 판단했다. 위정척사 때문에 결국 나라가 망했다. 당시 주일 청국대사관에 근무했던 황준헌은 ‘조선책략’에 조선을 ‘연작처당’으로 표현했다. 누각에 집을 지은 제비가, 누각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집이 불타는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하는데, 우리는 아무런 위기가 없는 것처럼 살고 있다."

- 북한의 남침 위협은 현재까지도 유효한가?

"군사협정으로 상당한 공백이 생겼다. 서울을 중심으로 동쪽으론 GP와 지뢰를 모두 철거한 철원 쪽으로 내려오고, 서쪽으론 김포 지역 한강 하구로 상륙정이나 개인 도하로 빠른 시간 내 넘어올 수 있다. 20만명에 달하는 특수전력까지 합세하면 하루만에 서울을 점령할 수 있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상황에서 ‘우리는 여기서 멈추겠다. 미군 반격하면 본토에 핵미사일을 쏘겠다’라고 하면 어떡할 것인가. 이런 상황이 도래했을 때 대비책이 있나.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국가나 군의 자세가 아니다. ‘이렇게 대비할 수 있다’가 군과 국가가 내놔야 할 답이다."

- 야전에선 고민이 많겠다.

"육사 후배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대비를 하지 않는다고 걱정이 많다. 더 큰 문제는 아무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트럼프의 북한 친화 정책이 어느 순간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다만 미국의 메인 스트림은 이미 바뀌었다. 이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흐름을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에 달렸다."

- 문재인 정부에 제언을 하자면.

"실제적인 민방위 훈련을 반드시 해야 한다. 핵 대응 훈련이 안보 위기를 조장한다며 하지 않는 건 너무나 무책임하다. 만약 ‘핵상황’이라는 표현이 과격하다거나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면, ‘심각한 안보 위기’ 등의 우회적인 표현을 쓰면 된다. 지하공간 대피호 확보도 필요하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셔터로 방호벽을 만들고 물만 확보하면 된다. 또 군에 대한 객관적인 문민통제가 이뤄져야 한다."

- 객관적인 문민 통제란 무엇을 말하는가.

"군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되, 군의 전문 영역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 증강과 훈련은 군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의 영역에선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핵심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일이다."

-쿠데타를 경험한 국가에서 군에 그만큼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쉽진 않은 일 같다.

"그걸 걱정하면 안된다. 정부가 잘하는데 쿠데타를 왜 하겠나. 마지막으로 북핵 문제를 확실히 책임질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지금 북핵 문제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누구인가. 국방장관이냐 안보실장이냐, 아니면 통일장관이나 외교장관인가. 이게 확실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국가안보실을 북핵 대응실로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국가안보실에 핵 대응 임무를 부여해야 한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 : 1978년 육사 34기로 장교로 임관, 2009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국방부 대북정책과장 등 주요 정책 부서에서 근무했다. 미국국방대학교에서 국방안보 석사를 했으며,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에서 국제정치 박사를 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정책 자문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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