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30년'의 예고를 뒤집고 초성장 중인 13개 일본 기업의 비밀

김은영 기자
입력 2018.12.04 06:00
일본 초격차 기업의 3가지 원칙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304쪽 | 1만6500원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잃어버린 20년’을 넘어 ‘잃어버린 30년’ 간다는 절망적인 말들이 일본 내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불과 5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 상장기업의 2018년 3월 결산을 보면 ‘역사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상장기업 평균 연결 순이익은 2년 연속 역대 최고이고, 연결 순이익을 포함해 매출액과 자기자본이익률(ROE)까지, 기업의 주요 3개 지표가 모두 역대 최고다. 특히 ROE는 10.4%로, 1980년대 이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마의 10% 벽을 처음 돌파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위기로 가고 있다. 국내외 정세도 불안하다. 이럴 때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을까? 최원석 이코노미조선 편집장이 그 답을 찾기 위해 일본의 초격차 기업을 파헤쳤다. 한국경제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본을 따라가는 현상을 보이는바, 일본 기업들이 대내적인 위기를 지나온 과정이 우리 기업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이 오랜 침체를 뚫고 부활한 이유를 ‘기업’에서 찾았다. 여기서 기업이란, 경제적 불황이나 정치적인 위기 요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고 성장한 기업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동종업계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큰 격차를 벌여나간 이른바 ‘초격차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초격차’란 수치로 나타나는 실적 지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의 실력과 경쟁력은 수치 이상의 것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적정한 이익과 완만한 성장이라 하더라도 외부의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성장하는 그 본질적인 가치가 다른 기업을 압도한다면, 초격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책은 13곳의 일본 초격차 기업을 소개한다. 산업용 로봇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화낙, 제조업이면서도 50%가 넘는 압도적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인 키엔스, 아시아 시장을 제패하고 유럽과 미숙 시장을 확대하는 의류업체 유니클로까지.

위기를 딛고 살아남은 불사조 기업도 주목했다. 대표적으론 후지필름을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사진필름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사라질 위기까지 갔으나,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액정필름, 의료기기, 의약품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초격차 기업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당연한 것’을, ‘멈추지 않고’, ‘제대로’ 했다. 뻔한 말 같지만, 당연한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저자는 지난 14년간 전 세계의 수많은 성공 기업을 취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한 회사에만 적용되는 마법과 같은 성공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 책에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우리 기업에 도입하자", "츠타야의 라이프스타일 제안 방식을 본받자" 식의 특정 기업의 성공 방식을 말하는 원포인트 레슨 같은 건 없다. 대신,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른 초격차 기업과 그 나머지를 가르는 근본적인 차이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회장,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심층 인터뷰가 최초로 실려 있다. 특히 손정의 회장의 인터뷰는 전 세계 미래산업 관련한 핵심 기업들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공격적 행보를 이해할 수 있어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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