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佛 마크롱式 노동 개혁으로 일자리 창출하자

류제화 변호사
입력 2018.11.22 03:07
류제화 변호사

거침없는 노동 개혁으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 경제를 회복시키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난공불락이던 국영철도공사(SNCF) 노조의 반발을 누르고 철도원들의 종신 고용을 폐지하는 등 철도 개혁을 이뤄낸 게 대표적이다. 최근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개혁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그는 집권 1년 반 만에 낮은 성장률과 고실업으로 골치를 앓던 프랑스를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마크롱식 노동 개혁은 친(親)기업적 노동법제를 마련하는 한편 실업자 등에 대한 사회 안전망 정비를 동시에 추진하는 게 골자다. 우선 경직된 노동법 개정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였다. 까다로운 해고 요건을 완화해 일자리를 늘리도록 유도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신규 채용 시 부담이 줄어드니 고용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공공 부문 일자리 12만개 감축을 통해 절약한 예산을 직업훈련 강화 등 실업률을 낮추는 데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구직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실직자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실업급여를 절감하는 대신 지급 대상자를 늘리고 있다. 실업급여 대상이 임금 근로자뿐 아니라 파산한 자영업자와 농어민으로까지 확대된다.

우리나라도 노동 개혁을 시도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저성과자 해고 절차를 담은 '공정 인사 지침'과 호봉제 중심 임금 체계를 성과연봉제나 역할·직무급으로 개편하기 쉽게 하는 '취업 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등 이른바 양대 지침을 추진했다.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고 경직된 임금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폐기되었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책을 마련해 추진해야지 정권이 바뀌었다고 폐기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으로 요약된다. 어느 것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려면 고용 부담이 적어야 하는데 현 정부 정책은 고용에 대한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대신 근로자의 생산성과 고용 안정성 향상을 위해 직업훈련 및 실업급여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마크롱식 노동 개혁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조선일보 A36면
헬스조선 상례서비스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