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폭행 피의자, 경찰서 화장실서 스스로 목숨 끊어

권오은 기자
입력 2018.11.09 20:32
음주 폭행 가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던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9분쯤 경찰서 형사과 피의자대기실 내부 화장실에서 A(59)씨가 자신의 허리띠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119 구급차를 불러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A씨는 경찰에 발견되기 24분여 전인 오전 2시 15분쯤 이 화장실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17분쯤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20대 남성의 머리를 아무 이유 없이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였다. 그는 고덕파출소에서 조사를 받은 뒤 9일 오전 12시 52분쯤 강동경찰서 형사과로 이송됐다. 형사과 피의자대기실에서 1시간가량 기다리다 돌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한 A씨는 피의자대기실에서 계속 잠을 자고 있었다"며 "화장실을 오가는 민원인이 많기 때문에 수사관이 화장실로 향하는 A씨를 보고 자살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A씨가 자살한 동기를 조사하기 위해 당직 경찰과 유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며 "오는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간과 사인(死因)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감찰계는 담당 수사관을 대상으로 A씨 사망 책임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담당 수사관은 감찰조사에서 "A씨가 만취 상태라 조사가 불가능해 대기실에 뒀고, 피의자가 대기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화장실에 가는 것을 인지했지만 용무를 보러 간다고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폭행 사건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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