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은 화재때 더 위험… 경보음 시각화 안경 만들었죠"

양지호 기자
입력 2018.11.09 03:01

부산서 열린 '산학협력 엑스포'서 대상 받은 전남대 오디스팀
안경 시제품 청각장애인에 기부

화재 경보음이 들렸다. 안경에 '사이렌' 그림이 떠올랐다. 자동차 경적 소리가 나자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는 그림이 나타났다. 대학생이 개발한 청각장애인용 소리 시각화 안경이다.

이 안경은 전남대 전자컴퓨터공학부 4학년 학생 3명으로 이뤄진 오디스(AuDis)팀이 산학협력 수업 시간에 개발한 것이다. 딥러닝(심층 학습) 기술로 주변 소리를 분석해 안경에 그림을 띄워주는 시스템이다. 오디스팀은 이 안경으로 7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18 산학협력 엑스포(EXPO)'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남대 오디스팀이 대상을 받은 청각장애인용 소리 시각화 안경을 직접 써서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훈·문수민·김규리씨. /김동환 기자

팀장 김성훈(전남대 4년)씨는 "청각장애인은 경보음을 듣지 못해 화재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일반인의 5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과학기술을 통해 장애인을 돕는 방법을 찾았다는 점이 심사위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발한 안경 시제품을 청각장애인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소리 시각화 안경을 개발하면서 터득한 소리 분석 노하우로 12월에 창업할 준비도 하고 있다. 김씨는 "소리 분석 기술을 '방범 기기'에 적용하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부산시가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 개최한 이번 엑스포에서는 통통 튀는 학생 아이디어가 담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국대 학생들은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버리면 기계가 알아서 뚜껑·내용물·잔을 분리수거해주는 '매장용 컵 분리기'(최우수상)를 개발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전자공학부 학생 4명은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매캐한 연기 속에서도 앞을 볼 수 있는 '연기 투시 소방용 헬멧'(우수상)을 내놨다. 부경대 해양공학과 학생들은 선박에 장착하는 '오일펜스'(장려상)를 만들었다. 기름이 유출되는 즉시 'U자' 모양 펜스를 바다에 내려 기름을 가둬둘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산학협력 엑스포에선 교육부의 산학협력 지원 재정 사업인 '링크플러스' 운영 대학 등 418개 대학·기관·단체가 983개 부스를 운영한다.


조선일보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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