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 설계 공모에 '공무원 심사참여' 개정 검토

김상윤 기자
입력 2018.11.09 03:01

세종 新청사 당선작 논란
국건위원장 "지침 개정 논의"… 건축가 3개단체 내주 공동성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정부 세종 신(新)청사 당선작을 두고 공무원과 건축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건축가인 김인철 심사위원장이 반발하며 사퇴하는 등 파행이 일어난 사실〈본지 11월 1일자 A2면〉이 보도된 뒤 건축계는 7일 오후 합동 성명을 내기로 뜻을 모았고,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는 공공건축 설계 관련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와 행복청은 "국건위 의견을 가급적 반영하겠다"면서도 신청사 재심 여부에 대해선 "이번 심사 절차와 결과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세종 신청사 당선작 조감도. 중심부에 직육면체로 솟은 지상 14층 건물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행복청 과장과 실무자 등은 지난 7일 국건위에 세종 신청사 파행에 관한 문제를 정식 보고했다. 국건위 측이 행복청에 "이번 사건의 경위를 알고 싶다"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승효상 국건위 위원장은 "국토부의 건축 설계 공모 운영 지침에서 발주 기관 소속 직원을 심사위원 수의 최대 30%까지 둘 수 있게 한 조항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조만간 위원회를 열어 해당 조항 폐지 등 지침 개정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 위원장은 "공공건축 설계에 공무원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가던 관행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건위가 전면에 나서면서 신청사 파행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건축기본법에 따라 2008년 12월 설치된 국건위는 주요 건축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기관으로 검토한 내용과 대안을 관계 부처에 권고할 수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국건위의 기능과 역할이 있으므로 권고를 하면 가급적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행안부와 행복청 측 입장"이라면서도 "일단 권고 내용이 나오는 걸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심 가능성에 대해선 "재심 권고를 받아들이겠다는 건 아니다. 이번 심사 절차에선 문제가 전혀 없었다"며 "국건위도 국가 조직이므로 이를 신중하게 검토해서 권고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건축계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등 주요 건축가 단체 3곳은 7일 모임을 갖고 다음 주 중 공동성명을 내기로 뜻을 모았다. 여러 현안에 대해 견해차가 있는 세 단체가 함께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성명에는 서울시 공공건축가 모임인 서울건축포럼도 이름을 올릴 예정이며, 공공건축 설계를 둘러싼 관행에 대한 개선안 마련과 이번 세종 신청사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심사에 대해서는 건축계에서도 이견이 있다. 한 건축가는 "법적으로 정해진 심사 과정을 통해 이미 결정된 안을 뒤집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했다.


조선일보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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