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시진핑, 트럼프에 대북제재 완화 요청하면 좋겠다"(종합)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입력 2018.11.08 18:12 수정 2018.11.08 18:26
"북 핵포기 않을거란 의심 도움 안돼"...북미회담 연기에 "비핵화⋅제재완화 조율 안됐을 것"
"김정은 연내 답방 가능...북미 교착 상태 풀수도 있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8일 "(이달말 개막하는)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으로 나오는 것을 감안해 대북 제재를 부분적으로라도 완화해달라고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베이징에서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4회 한중 전략대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행보는 말만 한 과거와는 다르다.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며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을 거의 완전히 사실상 폐기했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엔진시험장)을 미국 참관하에 폐기하겠다고 했고, 중요하게는 영변 핵시설을 영구폐기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 다음에 핵탄두와 탄도 미사일을 점차적으로 폐기하면 된다고도 했다.

문 특보는 "자꾸 북한이 비핵화를 안한다. 북한이 체제 안전을 위해 핵보유를 할 것이라고 북한을 의심하는 데 그건 도움이 안된다"며 북한 지도자를 믿고 (비핵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8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전략대화에서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 특보는 이날 일정 변경으로 불참한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의 발표문을 중국측 참석자가 대독한 후 한반도정세를 제대로 봤으면 좋겠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믿어야한다고 말했다. 주펑 교수는 많은 미국의 싱크탱크 학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정부가 김정은에게 사기당했다고 본다며 북한이 경제 개선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면서 핵보유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이어 만일 북한이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않는다고 하면 문재인 정부는 일부 핵을 보유한 북한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라는 물음을 덛지기도 했다.

장롄구이(張璉瑰) 중앙당교 교수도 "북한의 조치는 핵 동결이지 핵 포기가 아니다. 북한은 핵 보유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의 긴장 완화 국면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도 "북핵의 완전한 포기 가능성이 낮다는 장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김정은은 핵 포기를 하거나 핵을 감축하거나, 아니면 그 중간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당초 이날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전격 연기된 데 대해서는 대북제재완화와 비핵화에 대한 의제 조율이 됐으면 연기될리 없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영변 핵폐기 같은 큰 결정을 했는데 상응하는 미국측 반응이 없다고 북한이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특보는 농담으로 들릴 수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8월 평양을 간다고 했다가 전격 연기한 일을 상기시키며 주고 받는 게 강한 북한이 그런 이유로 연기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미북 관계 전망이 다시 불확실해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도 해를 넘길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는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가능할 것 같냐는 물음에는 "김위원장의 답방이나 남북관계는 북한 비핵화 진전의 부수효과가 아니다"며 "남북관계 개선이 되레 북미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4차 폼페이오 방북이 좌절돼 북미관계가 어려워졌을 때 문 대통령 방북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서 선순환으로 돌아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 관계가 잘돼야 남북 관계 잘된다고 봐야할 건 아니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미간 충분한 협의와 공조체제가 담보된다면 (김위원장의)연내 답방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의 공동체와 시 주석의 공동체는 모두 더불어사는 공동체이고 운명 공동체라며 이념과 철학적으로 두 정상이 상당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동아시아재단은 중국 판구연구소와 8일 베이징에서 제 4회 한중 전략대화를 함께 열고 북핵 문제와 미중 관계 등을 논의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한편 이날 전략대화에서 일부 중국 참가자들은 사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양청쥔(楊承軍) 핵전략전문가는 "사드가 한국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며 "한반도 정세완화로 사스배치 동기는 더 이상 존재않지 않게돼 점진적으로 완전히 영구적으로 한반도에서 철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위훙쥔(于洪君) 전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급)은 "한반도가 통일되더라도 미군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라말이 한국 일각에서 나왔는데 무책임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핵을 북미 양자가 아닌 다자 협상체제에 넣거나 이란핵의 6+1처럼 세계의 핵보유대국이 공동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특히 "핵을 폐기하고 핵연료를 어디에 운반해 처리할 지도 모두 협상해야한다"며 "중국이 원하는 바와 부합되지 않으면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위 전 부부장은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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