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으로 완성한 원초적인 판타지', 태양의서커스 '쿠자'

스포츠조선=김형중 기자
입력 2018.11.08 10:53
◇'쿠자'의 스켈레톤 의상. 사진제공=PRM
인간의 몸이 'ㄷ'자로 꺾이고, 공중의 줄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빙글빙글 도는 굴렁쇠 안에서 사람이 뛰어다닌다.
◇후프액트 의상. 사진제공=PRM
잠실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빅탑에서 공연 중인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쿠자(KOOZA)'는 이렇게 원초적인 묘기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어, 어' 하는 놀라움의 경탄이 2시간 내내 끊이지 않는다.
캐나다 퀘백에서 1980년대 초 20명의 거리예술가들이 모여 시작한 '태양의 서커스'는 예술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기예인 서커스에 스토리와 음악, 테크놀로지 그리고 상상력을 불어넣어 가장 현대적인 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카(KA)'나 '오(O)', '알레그리아'처럼 미국 라스베가스의 대형 호텔들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하는 상설 작품이 있고, 내한 공연을 펼쳤던 '퀴담', '바레카이'처럼 전 세계를 도는 투어 작품들이 있다.
이번에 내한한 '쿠자'는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18개국 56개도시에서 800만 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태양의 서커스' 작품 가운데 현존 최장 기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극의 진행자 격인 '이노센트'가 이상한 상자(인도 산스크리트어로 KOZA, 이 작품의 제목이 여기서 왔다)를 열면서 환상의 세계가 시작된다. 관객들은 이노센트에 동화되어 함께 판타지에 빠져든다. 화려한 공중 회전에 이어 세 명의 소녀가 눈을 의심할 정도로 몸을 심하게 비트는 곡예를 선보이고, 아티스트들이 끈에 매달려 공중제비를 돈다. 이어 허공에 설치한 줄 위에서 펼치는 아슬아슬하게 자전거를 타는가 하면, 맞물려 빙글빙글 도는 거대한 바퀴 안에서 사람이 뛰어다니고, 미녀 곡예사가 나서 6개의 후프를 팔과 다리로 동시에 돌린다.
전통 서커스를 이렇게 하나의 스토리에 엮어 옴니버스로 구성했다. 묘기 사이사이 광대들의 코미디가 곁들여지고, 트럼펫, 트럼본, 베이스, 드럼, 타악기, 색소폰, 일렉 기타로 구성된 라이브밴드의 연주 속에 신비하고 이국적인 노래가 분위기를 들뜨게 한다. '쿠자'에는 또 175벌이 넘는 의상과 160개 이상의 모자가 등장한다. 의상은 만화캐릭터부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 인도, 동유럽의 전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었다.
예술의 주요한 속성 중 하나가 판타지의 구현이다. 한때 뮤지컬이 '판타지의 대명사'로 군림했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 시대 이후 제작비 감소, 영상 사용 증가 등으로 퇴조 기미가 뚜렷하고, 영화의 판타지는 대개 CG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하기에 곡예와 광대연기라는 원초적인 전통 요소로 환상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태양의 서커스'에 관객들은 매료될 수 밖에 없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조선일보 구독이벤트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