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산당원 어디에 있든 당조직 있어야”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입력 2018.11.08 05:00
상하이 시찰 "당조직 건설 기업 발전에 이익"..."외자기업에 당 조직 강요" 펜스 비난 반박
"지금처럼 기술이 국가운명 영향 준 적 없어... 세계 일류 기술 인프라 집적지 만들라"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은 "당원이 일하는 곳이 어디든 당(黨)조직이 그곳을 커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6일 상하이 푸둥에 있는 루자주이(陸家嘴)금융성(金融城) 당 건설 서비스중심을 방문해 "각종 기업이 당 조직을 만드는 목적은 당원을 관리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당원이 모범적인 역할을 하고 직원들이 법과 사규를 잘 지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당조직 건설이)기업의 관리 강화와 건강한 발전에 이롭다"고도 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외자기업이든 모든 곳에 당조직을 둬야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의 ‘당 조직 옹호론’은 서방이 제기해온 ‘당조직 비판론’을 반박한 성격이 짙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0월 4일 미중 신(新)냉전의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이 현지에 세운 합작사에 당 조직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며 "공산당에 인사와 투자결정에서 발언권 또는 거부권을 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작년 11월 주중 독일상의가 "중국 공산당이 또 외자기업을 압박해 당 위원회를 세워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한 성명과 맥을 같이하는 비판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6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 푸둥에 있는 루자주이 금융성 당건설 중심을 찾아 기업의 당조직 건설이 건강한 발전에 이롭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화망
시 주석은 상하이에서 지난 5일 개막한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해 기조연설을 한뒤 지난 6,7일 현지를 시찰했다.

시 주석은 "새 경제조직과 새 사회조직에서 일하는 당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 맞춰 당원 교육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각 기층(基層)에 있는 당 조직을 전투의 보루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당정군민학, 동서남북중,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黨政軍民學,東西南北中,黨是領導一切的)"는 마오쩌둥(毛澤東)시대의 구호를 부활시켰다.

당의 전면적인 영도는 기업에 대한 당의 통제까지 강화되는 것으로 비쳐져 민영기업인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국 민영기업 가운데 당 조직을 세운 곳의 비중은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첫해인 2013년말 58.4%에서 지난해말 73.1%로 늘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겸 국유기업개혁 영도소조 조장은 10월 9일 새 국유기업 개혁 가이드라인에서 이사회의 경영자주권 보장을 약속하면서도 당 위원회의 영도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장사도 국유기업은 최고경영자(CEO)를 공산당 조직부가 임명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이사회와 당위원회 역할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당 지도자는 (기업의) 최종 판결권, 통제권을 포함한 실권을 갖고 되고 기업 경영인은 ‘월급쟁이’가 됐다. 시진핑은 마오쩌둥 시대에 존재했던 의식형태를 추진하고 있다"(샤예량 전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는 불만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시 주석은 최근들어 잇따라 민영기업 옹호론을 주창하고 있다. 7일 상하이시 정부로부터 현황을 보고 받은 뒤에도 "민영기업의 발전을 격려하고 지지하고 인도하는 정책조치로 민영기업 발전을 위해 좋은 제도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국제 일류 사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종전의 발언도 반복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6일 상하이의 장장과학성을 찾아 세계 일류 과학기술 인프라 밀집지역으로 만들라고 했다고 전했다. /신화망
시 주석은 중국의 기술굴기를 억제하는 미국의 시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6일 장장(張江)과학성(科学城)전시관을 시찰한 시 주석은 현장의 과학자들에게 "과학기술이 지금처럼 국가 앞날의 명운과 인민의 생활복지에 심각한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관건이 되는 시기에 과학기술 혁신을 증강하는 긴박감과 사명감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기술혁신을 더욱 중요한 위치에 두고 골문 앞에서 마무리 슛을 잘 차야한다"며 "기초연구와 응용기초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시야와 국제표준에 맞춰 장장과학성을 세계 선진 수준의 실험실과 연구소 및 대학이 밀집한 세계 일류의 중대 과학기술 인프라 밀집지역으로 서둘러 조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시 동남부에 있는 장장과학성은 2011년 상하이시 정부의 비준을 받아 조성된 곳으로 국가급 과학기지다. 지난해 상하이 시는 실리콘밸리 뉴욕 싱가포르 등지에 있는 기술혁신 단지 벤치마킹을 기초로 이 곳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시 주석은 또 상하이시에 자본시장 개혁을 심화해 본토의 더 많은 기술 창업기업을 유치해서 키워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상하이판 나스닥이 될 커촹(科創)판 개설을 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언급한 것과 무관치 않다. 커촹판 개설이 중국의 우량 혁신기업 해외 증시 상장 행렬을 자국내로 돌리기 위한 포석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커촹판 개설과 기업공개(IPO)등록제 시범실시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 새 구역 증설 △창장(長江)삼각주 일체화 발전 국가전략으로 승격 등을 상하이시의 새로운 3가지 중대임무라고 표현하고 잘 완성하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상하이 시찰에서도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둔화에 따른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중국 발전을 위한 외부환경에 뚜렷한 변화가 있다"며 "중국 경제가 이미 고성장 단계에서 고질량 발전 단계로 전환하는데다 불균형하고 불충분한 문제 그리고 각종 주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겹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가볍게 실현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반드시 수많은 새 역사적 특징을 갖는 위대한 투쟁을 해야한다"면서도 "자신이 할일을 잘 하는데 집중하면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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