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귀→음란물유통 →운동권 비호설...'양진호 사태' 끝은 어디?

손덕호 기자
입력 2018.11.08 11:00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지난 7일 경찰에 전격 체포된 후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그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된 지 8일만이다. 7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된 양 회장은 "공분을 자아낸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따귀 때리고 욕하는 전형적인 ‘갑질’ 사건으로 보였다. 그러나 칼을 주고 닭목을 치게 하는 동물학대 혐의로 확대됐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교수를 집단 폭행한 사건으로 특수상해 혐의가 추가됐고, "전 부인이 ‘양씨가 마약을 했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어 양 회장이 ‘실제 주인’이라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가 음란물과 리벤지 포르노의 유포를 방치했다는 혐의까지 나왔다. ‘개인에 대한 범죄’에서 ‘사회에 대한 범죄’로 그의 혐의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단체 등에서 "양진호의 음란물 유통을 합법화하는데 진보 세력이 개입됐다"는 주장을 들고 나오면서, ‘양진호 폭행’은 ‘IT에 진출한 운동권 커넥션’ 스캔들로 불길이 번질 가능성도 있다.

7일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수사당국이 양 회장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혐의는 폭행 특수상해 동물보호법 위반 강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 등 총 9가지에 달한다.

①전직 직원에게 따귀 때리며 욕설 : 폭행
"이 XX 놈아. 네가 전 대표님한테 욕을 해" "살려면 사과 똑바로 해"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 직원 강모씨를 폭행한 장면이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한 동영상에 담겨있었다. 피해자는 지난 3일 피해자 신분으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양 회장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양진호 회장이 위디스크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장면./ 뉴스타파 캡처
②아내 내연남 의심해 교수 집단폭행 : 특수상해
2013년 12월, 양회장은 당시 A교수가 자신의 아내와 불륜관계라고 의심, 집단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도 받고 있다. 대학에서 운동을 전공했다고 알려진 양 회장 동생과 동생 지인들 여럿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A교수는 폭행을 당한 후 양회장의 가래침을 먹도록 가혹행위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지난해 6월 양 회장과 동생 등을 특수상해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성남지청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직원들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고검은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다. 사건은 다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돌아갔다.

③생닭 석궁으로 살해 : 동물보호법 위반
양 회장은 2016년 강원도 홍천에서 ‘닭 잡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양진호 스스로 석궁으로 닭을 쏘았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거나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이는 것도 불법이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으로부터 폭행 당한 피해자 강모씨가 지난 3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④직원에게 생닭 일본도로 죽이라고 지시 : 강요
양진호는 본인은 물론, 남에게도 동물 학대를 강요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석궁을 쥐여주면서 닭을 쏘라고 하거나, 생닭을 허공에 날린 뒤 일본도로 베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장면은 공개된 영상에도 나온다.

⑤도검 불법 소지 의혹 :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홍천 워크숍에서 생닭을 베는 데 쓴 ‘일본도(칼)’가 허가를 받은 물건인지도 수사대상이다. 칼날 길이가 15cm 이상인 칼·검 등을 소지하려면 주소지 관할 경찰서장의 소지 허가가 필요하다. 경찰 지난 2일 집,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에서 양 회장이 소유한 도검과 활, 화살을 압수했다. 양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각종 살상용 칼을 수집해 사진을 SNS에 올리고, 칼을 ‘연장’이라고 표현했다.

⑥마약 복용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양진호로부터 폭행을 당한 A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양 회장의 전 부인은 내 대학 동창생으로, 언젠가 ‘남편이 마약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양 회장이 본인(박씨)에게 각성제 성분의 마약을 복용하라고 강요했고, (거절하는 과정에서) 폭행해 코뼈가 골절 당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이 마약을 복용했고, 아내에게도 마약 복용을 강요하다가 거부하자 폭행했다는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경찰이 경기 성남시 양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웹하드는 불법 영상물 온상…관련 혐의 3개
양 회장은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파일노리’를 통해 부를 쌓았다. 특히 웹하드는 불법 촬영한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음란물)가 유포되는 창구로 이용돼 여론이 악화됐다.

음란물 유포 의혹은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녹색당,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상단체연합 등 여성 단체들은 지난 6일 ‘웹하드 카르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개인 폭력이 아닌 웹하드 카르텔"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영상을 걸러내는 업체 ‘뮤레카’를 양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다가 최근 매각했으며, 뮤레카에는 유명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김경욱 전 이랜드 노조위원장이 법무이사로 재직했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한국미래기술원의 모회사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임원으로 있으며, 이 회사는 위디스크·파일노리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하고자 했던 촉망 받는 진보 인사였다"며 "언론사와 법조계, 정치권에 뻗어 있는 인맥과 진보진영 활동 경험을 활용해 웹하드 업체의 불법성을 보호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⑦웹하드에서 음란물 유통 방치 : 정통망법 위반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파일노리에는 4만여개에 달하는 음란물이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회장이 저작권 위반 영상물·불법 음란물이 유통하도록 방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은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⑧리벤지포르노 유포 방치 : 성폭력처벌법 위반
위디스크·파일노리는 외국에서 정식으로 제작된 포르노 영상물 외에 불법촬영 음란물(몰카) 또는 리벤지 포르노가 유통되기도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웹하드에서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도록 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처벌 받을 수 있다. 현행법(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⑨영화·드라마 등 불법 유통 방치 : 저작권법 위반
위디스크·파일노리에는 불법 복제된 영화·드라마 파일이 더 많이 유포되고 있다. 양회장이 이걸 방치했다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 저작권자가 아닌 사람이 영상물을 올리거나 내려 받는 모든 행위는 불법으로, 웹하드 업체 또한 법적 제재 대상이다. 위디스크에서 파일을 다운로드를 받을 때는 ‘캐시’라는 사이버머니를 결제수단으로 써서 이익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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