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넥센타이어→키움증권, 메인스폰서 왜 교체했나

스포츠조선=박재호 기자
입력 2018.11.06 15:12
◇지난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6회 2사 2루에서 SK 김태훈의 실투 때 2루주자 임병욱이 득점에 성공했다. 환호하고 있는 임병욱과 동료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02/
서울 히어로즈(히어로즈 구단의 정관상 공식명)가 6일 메인 스폰서를 교체했다. 기존 넥센타이어와의 9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내년 1월부터 키움증권과 함께 한다. 연간 100억원에 5년 계약, 총액 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다. 연간 100억원 규모였던 넥센타이어와 비슷한 규모다. 그럼에도 9년이라는 인지도가 주는 무형의 자산을 포기한 데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넥센 히어로즈'는 팬들의 입에 착착 달라붙은 상징적인 명칭이다. 이번 스폰서십 협상에서 경영권 독립에 대한 조항들을 손봤다는 부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기존 3년 계약 대신 5년 장기계약을 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미래 불안정성을 일정부분 불식시켰다. 또한 장기계약 외에도 인센티브 조항 등을 삽입해 성적 향상에 따른 동기부여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히어로즈의 경영권 관련 논란은 여전히 법정다툼중이다. 수감중인 이장석 전 대표는 여전히 서울 히어로즈의 대주주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상벌위는 이미 이 전 대표에 대해 '무기한 실격'에서 '영구 실격'으로 징계수위를 높인 바 있다. 한국시리즈 종료 뒤 이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5년 계약 자금안정
3년 계약 대신 5년 장기계약을 했다. 히어로즈 구단의 향후 살림살이에는 큰 지장이 없게 됐다.
이 전 대표의 구속 등 오너리스크와 스폰서 이미지 손상 등을 이유로 넥센 타이어는 올시즌 초반 몇달간 후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구단 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히어로즈 구단의 운영이 흔들리면 3년 연속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한 KBO리그도 한순간에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리그 정상운영 측면에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또 야구단의 네이밍스폰서 비용으로 연간 '100억+알파'라는 기준점이 생겼다. 향후 KBO리그 야구단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있어 일종의 가이드 라인이다.
▶스폰서 교체로 얻은 실익
넥센타어어는 2010년부터 9년간 서울 히어로즈와 함께 했다. 이제 야구팬들 뿐만 아니라 수천만 국민들은 '넥센 히어로즈'를 서울에 연고지를 둔 프로야구팀으로 인식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이 넥센타이어와의 스폰서십을 이어가려 했던 첫 번째 이유는 브랜드 지속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넥센타이어는 지난 여름 우선 협상기간 중에 재계약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다. 이미 올 시즌 초반 야구단을 둘러싼 불미스런 일에 대해 책임을 묻기도 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으나 대주주인 이 전 대표가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히어로즈 구단 역시 사과표현 외에 실효성있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못했다. 수개월간 스폰서 비용이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고, 히어로즈 구단과 넥센타이어 양측에 벽이 만들어졌다.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할 때 키움증권을 비롯한 몇몇 기업이 관심을 표명했다. 뒤늦게 넥센타이어도 재협상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키움증권은 계약 기간 확충 외에 경영권 보장 카드를 내놨다. 히어로즈 구단으로선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여러 불편 등을 감안해도 새 스폰서십의 장점을 더 크게 봤다.
▶이장석 딜레마
장윤호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은 히어로즈 구단의 메인 스폰서 교체에 대해 "한국시리즈 기간 중 급작스럽게 발표했다. 배려가 부족하다"고 했다. 표면적인 불만은 발표 시기지만 내용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이다. 배임 및 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이 전 대표는 이미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은 상태. 최근 상벌위를 통해 '영구 실격'으로 징계 수위가 높아졌다.
KBO는 가을야구 기간임을 감안해 이를 한국시리즈 이후에 발표하겠다며 일면 배려를 했다는 입장. 히어로즈 구단의 이번 신규 메인 스폰서 기습 발표는 적극적인 불만 표시라는 것이 일부 KBO 관계자들의 인식이다. 트레이드 뒷돈으로 수익금 전액환수(6억원) 조치를 취했지만 히어로즈 구단은 납입을 놓고 KBO와 맞서고 있다. 양측은 좋은 감정이 아니다.
정운찬 KBO 총재는 리그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히어로즈 구단 경영권 정상화를 꾀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묘책이 없다. 영구 실격이 된다고 해도 야구단 대주주 자격은 유지된다. 대리인을 내세워 얼마든지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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