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이어 ‘근육맨 패딩’이 돌아왔다

김은영 기자
입력 2018.10.30 10:00
‘김밥 패딩’은 식상해…올겨울엔 컬러풀한 ‘타이어 패딩’이 대세
원조 등골브레이커 ‘노페 패딩’도 부활 조짐

국내에서 롱패딩이 인기를 끄는 사이 해외에선 짧은 패딩이 유행했다. 올겨울엔 국내에서도 다양한 색상과 소재의 숏패딩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몽클레르1952(왼쪽)과 중국 브랜드 첸펭.
예년보다 16일 빠른 첫눈 소식에 겨울 방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도 혹한이 예보되면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젊은이들 사이에선 짧고 풍성한 숏패딩이 부상하고 있다. 일명 ‘근육맨 패딩’이라 불리는 헤비 다운 재킷으로,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형태다.

◇ ‘김밥 패딩’은 식상해…길이 짧아지고 색은 과감해져

지난해 국내에선 롱패딩 열풍이 대단했다. 강추위와 평창동계올림픽 등이 맞물리면서 운동선수들이 입는 무릎 아래 길이의 패딩 재킷이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겨울에만 롱패딩이 200만 장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한국에서만 일어난 유행일 뿐, 해외에선 짧은 패딩 재킷이 ‘푸퍼 재킷(Puffer Jacket·보온성을 강조한 풍성한 재킷)’이라는 이름으로 2~3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올겨울엔 국내에서도 짧은 패딩 재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숏패딩이 오버사이즈와 복고, 고프코어(Gorpcore·투박하고 못생긴 아웃도어 패션), 어글리 시크(Ugly chic·못생긴 게 멋지다)로 정의되는 최신 트렌드에 적합한 패션 아이템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기장이 짧고 볼륨이 빵빵한 헤비 다운 재킷은 촌스럽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복고 패션 영향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숏패딩의 원조라 불리는 눕시 재킷의 레트로 버전을 내놓은 노스페이스./노스페이스
2000년대 중후반 중·고등학생의 ‘교복 패딩’으로 인기를 끌었던 노스페이스의 눕시 패딩도 부활의 조짐을 보인다. 어깨 부분에 검은색 배색이 들어가고 가슴에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짧은 패딩 점퍼로, 당시 청소년들이 이걸 사달라고 부모를 졸라대는 통에 ‘등골 브레이커(부모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비싼 제품)’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1996년 처음 출시한 눕시 패딩 재킷을 재해석해 내놨다. 지난 9월 온라인 의류 쇼핑몰 무신사에 일부 제품을 판매했는데, 조기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청소년 시절 눕시 재킷을 즐겨 입던 고객들이 많이 반가워하고 있다. 길거리 패션을 연출하기 좋고, 가격대도 20만원대로 롱패딩보다 부담이 적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숏패딩 촌스럽다고? 복고·오버사이즈 패션에 제격

롱패딩의 신드롬급 열풍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이들이 짧은 패딩에 눈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름이 되기 전부터 선판매 등으로 롱패딩이 쏟아져 나오면서, 남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찾으려는 요구가 짧은 패딩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

검정 일색의 롱패딩과 달리 숏패딩은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엄브로
롱패딩이 가진 스타일링의 한계도 숏패딩을 찾는 이유다. 너나 할 거 없이 검은색 롱패딩을 입고 종종걸음을 걷는 모습을 두고 ‘김밥 같다’ ‘펭귄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바 있다. 반면, 숏패딩은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올해 출시된 숏패딩은 다양한 색상과 프린트, 금속, 광택 소재 등을 적용해 식상함에서 벗어났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스트리트 브랜드 LMC와 협업해 `레트로 두두느 다운 재킷`을 선보였다. 1980년대 프랑스에서 인기를 끈 다운 재킷 ‘듀벳’을 복각한 것으로 엉덩이를 덮는 기장에 유광 나일론 소재를 사용했다. 90여 종의 패딩 상품을 출시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롱패딩과 함께 짧은 패딩을 내놨다. 선명한 노랑과 메탈릭한 빨강, 짙은 파랑 등 강렬한 색상으로 개성을 살렸다. 뉴발란스는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숏패딩 ‘뉴워커스 다운’으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올겨울 롱패딩과 함께 숏패딩이 다운재킷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전망된다./밀레, 뉴발란스
그렇다면 숏패딩 어떻게 입을까. 청바지와 입어도 충분하지만, 복고풍과 오버사이즈 요소를 가미하는 것도 유행에 다가서는 방법. 몽클레르1952처럼 원색의 유광 패딩 재킷을 컬러풀한 코듀로이 팬츠와 운동화 등과 매치해 길거리 감성을 드러내거나, 발렌시아가처럼 패딩을 여러 개 겹쳐 입어 풍성함을 강조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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