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산업 틀어막는 美…민간 핵 기술 수출도 제한

박수현 기자
입력 2018.10.12 16:12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잘 살았다. 솔직히 내가 보기에 그들은 미국인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인들은 멍청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중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는 많이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예고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첨단기술 수출에도 손을 뻗었다. 미국 항공산업 기밀을 훔치려 한 혐의로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첩보원을 기소한 데 이어 중국으로 수출되는 민간 핵 기술도 강력히 통제하기로 했다.

릭 페리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미·중 민간 핵 협력 절차 밖에서 핵 기술을 취득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존과 앞으로의 대중 기술이전 절차를 검토하는 새 규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에너지부는 향후 대중 원전 수출에 앞서 철저한 조사를 시행하고, 특히 중국 국영 원자력발전 기업인 광허그룹과 관련된 거래는 ‘불허’를 표준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광허그룹은 지난해 중국계 미국인과 공모해 미국 정부의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의 핵 기술을 유출, 민감한 핵물질 개발에 시도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8월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한 후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핵 기술 통제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 중국의 원전 산업 개발에 대한 불편한 심리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로 돈 버는 걸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뽑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료는 AFP에 "중국 정부는 수십년간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핵 기술 수입을 주도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미 ‘810절 허가 절차’라고 불리는 에너지부의 절차를 통해 원전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810절 허가 절차’는 미국 밖으로 수출되는 물질이 평화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며, 제3국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검증하는 절차다. 중국같은 핵 보유국에 대해서는 특히 엄격하게 적용된다.

새 규정 시행으로 미국이 입을 손실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영국에 이어 미국산 원전 2위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원전 관련 품목의 가치는 1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국제시장 내 미국 기술의 입지와 국내 일자리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전날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 부문을 포함한 미국 항공우주기업들로부터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부국장급 간부 쉬옌쥔을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26일에도 지차오췬이라는 이름의 중국인 엔지니어를 같은 혐의로 기소하는 등 대중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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