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240억 쓴 여성에 英 법원 “돈 출처 밝혀라”

최지희 기자
입력 2018.10.11 19:13 수정 2018.10.11 19:21
영국 런던의 고급 백화점 ‘해롯’에서 10년간 1600만파운드(약 240억원)를 쓴 여성의 신원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올 1월 영국에 신설된 반(反)부패 법안 ‘소명되지 않는 재산 환수법(UWO)’을 최초로 적용받아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들인 돈의 출처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영국 고등법원 판결에 따라 신원이 공개된 아제르바이잔 출신 55세 여성 자미라 하지예바는 백화점에서 쓴 돈을 포함해 전 재산인 2200만파운드(약 330억원)가량을 어떻게 모았는지 국립범죄청(NCA)에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영국 PA통신은 보도했다.

영국 런던의 고급 백화점 ‘해로드’에서 10년간 1600만파운드(약 240억원)를 쓴 여성의 신원이 2018년 10월 10일 공개됐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55세 여성 자미라 하지예바는 UWO를 최초로 적용받았다. /이스트웨스트 뉴스
UWO는 부패한 외국 관리가 영국에 횡령금을 들고 와 돈세탁을 하는 것을 금지하려는 취지로 신설된 법안이다. 영국 법원은 영국에서 사용되는 자금의 출처가 의심스럽거나 대규모 외국 자본이 영국 부동산에 투자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UWO를 시행한다.

이 법을 영국 최초로 적용받은 하지예바는 자금원을 국립범죄청(NCA)에 설명해야 한다. 소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NCA는 고등법원에 하지예바의 재산 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예바 남편은 2015년 국영 아제르바이잔 인터내셔널 은행(IBA) 행장 출신으로, 현재 은행 돈을 횡령한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수감돼 있다. 이들 부부는 런던의 부촌인 나이츠브리지에 있는 1500파운드(약 226억원) 상당의 저택과 버크셔 지역에 있는 한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예바는 저택과 골프장을 구입한 자금의 출처 또한 NCA에 밝혀야 한다.

UWO를 최초로 적용받은 자미라 하지예바 부부가 소요한 런던의 부촌인 나이츠브리지에 있는 1500파운드(약 226억원) 상당의 저택. 자금원을 소명하지 못하면 하지예바는 이 저택을 몰수당하게 된다. /텔레그래프
하지예바의 신원이 밝혀지자 그의 변호단은 이날 PA통신에 성명을 내고 "UWO를 적용받아 NCA에 자금 출처를 설명하는 과정은 유죄 판결이 아닌 수사 과정의 일부"라며 "여태까지 어떠한 범죄 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도널드 툰 NCA 경제범죄국장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NCA는 영국이 공략하기 쉬운 ‘불법 금융 세탁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사법 제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주요 재산을 형성하는 데 사용된 자금의 합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을 경우, 이 출처를 밝히기 위한 면밀한 조사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했다.

반부패단체인 영국 국제투명성기구의 던칸 함즈 이사는 "하지예바의 소송이 진행되면서 ‘수상한 자금’을 겨냥하고 있는 UWO의 유효성이 강조되는 것 같아 기쁘다"며 "영국 전역에서 확인된 의심쩍은 자금 44억파운드(약 6조6300억원)의 출처를 조사하는 데 UWO가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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