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항소심서 1억원 수수 인정 "1심 때는 朴에 책임 전가 싫어서..."

박현익 기자
입력 2018.10.11 17:26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조선DB
국가정보원 예산 증액을 돕는 대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이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은 맞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서 뇌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 변호인은 11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억원을 받은 것은 인정한다"며 "그렇지만 국회 활동비로 지원받은 것이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최 의원 변호인은 검찰 수사과정이나 1심 재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한 데 대해 "저희는 (1억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교감에 의한 것으로 알았다"며 "지원받은 사실을 인정하면 거기(대통령과 청와대)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산편성과 관련해 장관급인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활동비를 지원받은 것일 뿐 뇌물은 아니라는 취지다.

최 의원 변호인은 또 "이 자리에 와서까지 숨기고 가는 것 자체가 도리에 안 맞다고 봤다"며 "설령 더 큰 비난이 있다고 해도 사실관계는 밝히고, 왜 그 돈을 지원받게 됐는지, 왜 뇌물이 아닌지 적극적으로 항소심에서 변론하고자 한다"고 했다.

겸찰은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던 2014년 10월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기소했다. 당시 국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등으로 예산 감액 여론이 높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정원 2015년도 예산은 기재부의 예산 편성과 국회 심의를 거치며 오히려 늘었다. 그렇지만 검찰과 1심은 이 돈이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 의원은 격려금이라 하지만 별개 기관장인 국정원장이 기재부에 격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액수도 지나치게 큰 금액"이라며 최 의원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5000만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예산 증액 과정에서 편의제공 대가로 (특활비를) 준 것이 넉넉히 인정되고, 최 의원도 적어도 미필적으로 (대가성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뇌물죄의 요건인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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