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에버랜드에 "시각장애인 롤러코스터 탑승 제한은 차별"

박현익 기자
입력 2018.10.11 15:25 수정 2018.10.11 15:58
에버랜드 티 익스프레스/조선DB
시각 장애인의 놀이기구 이용을 막은 에버랜드의 조치는 장애인 차별행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김춘호)는 11일 김모씨 등 시각장애인 3명이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김씨 등에게 각 200만원씩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또 에버랜드 측에 시각장애인 탑승 제한을 규정한 가이드북 내용을 60일 내에 바꾸라고 명령했다.

앞서 김씨 등 시각장애인 3명은 2015년 5월 동행한 일행 허모씨 등 3명과 함께 에버랜드에서 ‘티 익스프레스’로 불리는 롤러코스터 등 놀이기구를 타려 했으나 안전상 이유로 탑승을 거절당했다. 이에 김씨 등 6명은 에버랜드의 조치가 차별이라며 같은 해 8월 7000여 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시각장애인의 탑승을 제지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이고, 이용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버랜드 측은 "차별하기 위해 제한한 것이 아니다"라며 "승·하차 과정 또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험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탑승을 제한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2016년 놀이기구를 못 타게 막는 것이 차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직접 에버랜드에 찾아가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이 에버랜드 측 주장만큼 위험한지,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가 적절한지 등을 직접 확인했다.

재판부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기구 이용을 못하게 하는 것은 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된다"며 "에버랜드 측의 주장만으로 시각장애인인 김씨 등이 비장애인과 비교해 안전상 큰 위험을 초래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에버랜드 측 주장은 추측에 불과할 뿐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했다.

다만 시각장애인 3명과 당시 에버랜드에 동행했던 허씨 등 3명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씨 등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에버랜드에 방문을 했다고 해서 당연히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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