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급락에 당황한 트럼프 “연준이 미쳐버렸다”

남민우 기자
입력 2018.10.11 08:42 수정 2018.10.11 10:2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반대 의사를 재차 표명하며 "연준이 미쳐버렸다(the Fed has gone crazy)"고 밝혔다.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미 증시 주요지수가 3% 넘게 급락하자 내놓은 반응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 긴축이 심하다. 연준이 미쳐버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쳤다’는 과격한 단어를 쓰며 당황감을 표출한 것은 미 증시 주요 지수가 3%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증시 급락과 관련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조선DB
이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날보다 3.15% 하락한 2만5598.74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29% 내린 2785.68를 기록했다. 그는 증시 급락을 두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조정장’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여전히 연준이 하는 일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재선을 준비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위한 군불을 계속 때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달가울 리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8월엔 비공개 연설에서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저금리 자금(cheap money) 의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밝힌 한편, 경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길 원하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정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때리기’에 나선 것은 금리 인상 속도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길들이기에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선거’라는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초래할 수 있어 미국의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긴축 정책으로서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돈줄을 풀었던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2017년 1월) 이후 모두 6차례, 파월 의장이 취임한 올해 3차례 금리를 올리며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다.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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