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훈련중단 수역, 황당한 양보… 우리쪽이 북한보다 35㎞ 더 길다

전현석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입력 2018.09.20 03:01

[평양 南北정상회담] 서해·동해 완충수역 설정

남북은 19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을 완충수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서해는 135㎞ 구간, 동해는 80㎞ 구간에 완충수역을 조성해 남북이 서로 일체의 해상 적대 행위를 중지한다는 것이다. 남북은 해당 수역에선 포병·함포 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다. 포 입구를 덮개로 막고, 포 진지의 포문도 폐쇄하기로 했다.

남북이 합의한 완충수역은 서해가 동해보다 훨씬 넓다. 서해의 경우 NLL 서쪽 끝을 기준으로 북측 구역은 약 50㎞인 반면, 남측은 85㎞에 달한다. 제1·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대부분 북한 군사 도발이 서해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앞으로는 NLL부근 해역과 서해5도에서 북측 기습 공격에 대비한 우리 해군과 해병대 훈련이 사실상 중지된다. 결국 군사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은 2010년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NLL 부근 해군과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을 강화해 왔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평소 "(서북도서 중) 연평도는 적 목구멍의 비수이고, 백령도는 적 옆구리의 비수"라고 강조해 왔다. 군 관계자는 "우리 스스로 유사시 북한에 치명적인 비수를 거둬버린 셈"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당초 서해와 동해 완충수역이 똑같이 80㎞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리 서해 훈련금지 수역이 이보다 훨씬 넓었던 것이다. 국방부는 서해 완충수역이 80㎞가 아니라 135㎞라는 언론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정정하고 "특정선(NLL)을 기준으로 상호 등가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해명했다.

남북은 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평화수역과 시범 공동어로구역(남측 덕적도~북측 초도 사이)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 경계선을 두고 남북 간 견해차가 커 추후 남북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우리 측은 "NLL을 기준으로 남북 등면적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측은 "NLL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해주 직항로 이용과 제주해협 통과 문제도 검토키로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해주 직항로가 개설돼 북한 선박이 NLL을 가로지르게 되면 사실상 NLL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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